사회 사회일반

[BIZ 플러스 영남] 식의(食醫)와 질의(疾醫)

산삼이 몸에 좋다고 해도 만병통치약 취급은 잘못

의사 제도는 중국의 주나라 시대부터 찾아 볼 수 있다. 당시의 의료제도에는 5가지 의사의 관직이 있었는데, 논란이 많은 식의(食醫)와 질의(疾醫)에 대해 상반된 두 가지 주장이 있다. 식의(食醫)는 음식으로 황제의 건강을 지키며 병을 예방하는 임무를 맡았던 의사이다. 질의(疾醫)는 간단한 질병을 치료하는 의사로 주로 내과질환을 관장했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에는 두 가지 상반된 주장이 있다. 식의와 질의 가운데 어느 의사가 정말 중요한 의사이냐에 관한 것이다. 먼저 식의를 높은 직위로 생각하는 주장이 있다. 약식동원(藥食同原)이라 해서 약과 음식이 같은 원리라 주장하는 사람들은 식의를 높은 직위라 주장한다. 그리고 그들은 음식을 중요하게 여기며, 질병의 예방에 음식의 중요성을 많이 주장한다. 또한 치료에도 음식을 응용하기도 한다. 또 다른 주장은 질의를 중시하는 주장이 있다. 그 당시 식의는 음식으로 황제를 보필하기 때문에 황제 주변에 항상 있어서 권력은 강했지만 실제 어의는 반드시 질의 중에서 선택이 되었다고 하며, 식의들은 환자를 보지 못하도록 했다고 주장한다. 즉 요즘으로 치면 식의는 영양사의 역할을 한 것으로 주장하며, 질의는 질병을 다스리는 의사이다. 필자도 질의를 중시하는 쪽이다. 왜냐하면 우리 한의학은 식의를 높이 여기는 문화가 있어 동의보감을 위주로 체질의학까지 음식으로 질병을 살피는 데 익숙해져 있으며, 환자분들 중에 많은 분들이 보약과 식품과 한약에 대해서 많은 오해를 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질의들은 한약을 ‘독(毒)’이라 여긴다. 여기서 인삼을 예로 들어보자. 식의의 관점에서 보는 인삼과 질의의 관점에서 보는 인삼의 차이를 살펴보겠다. 과거의 인삼은 산삼일 것으로 추정된다. 식의의 관점에서 인삼은 원기를 보하고, 진액을 만들며, 갈증을 없애고, 정신을 편안하게 하며, 총명하게 만드는 기능이 있는 것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질의의 관점에서는 인삼은 심하부(오못가슴)의 막힘과 단단함을 없애주는 독품(毒品)으로 여기며, 주로 침이 많이 나오거나, 밥을 안먹거나, 배가 아프거나, 가슴이 아픈 증상 등을 치료하는 약으로 사용했다. 그래서 질의의 관점에서는 심하부의 막힘과 단단함이 없으면 인삼을 사용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산삼이 만병통치약으로 통하고 있다. 잘못되었다고 볼 수 있다. 질의들의 처방은 정해져 있다. 몸에 좋다는 것을 이것 저것 갖다 넣는 것이 한약이 아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