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이 반도체를 제외하고 모두 줄어드는 반면 수입은 빠르게 느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글로벌 경쟁의 첨병 역할을 하는 스마트폰 수출량이 무려 4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드러나 ICT 업계 전체의 위기로 번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11일 지난 7월 ICT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줄면서 4월 이후 3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이는 2.3% 증가한 중국은 물론 미국(-1.1%), 일본(-3.4%)보다 저조한 결과이다. 전체 ICT 무역수지는 61억4,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해 지난 2월 이후 가장 적었다.
품목별로는 6.2% 증가한 반도체를 제외한 거의 모든 품목의 수출이 감소했다. 디지털TV가 무려 25.4%나 줄어든 것을 비롯해 휴대폰(-16.0%), 디스플레이 패널(-15.1%), 컴퓨터 및 주변기기(-13.2%) 등이 모두 나쁜 실적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스마트폰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5%나 급감했다. 세계적으로 업황이 좋지 않은 데다 애플·화웨이·샤오미 등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면서 한국 제품이 경쟁력을 잃고 있는 셈이다.
지역별로는 중국(홍콩 포함)과 아세안 지역에서 휴대폰 부품과 반도체 중심으로 수출이 각각 4.4%, 25.8%씩 늘어 선방했다. 반면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는 각각 휴대폰 판매 감소와 경기 부진 때문에 15.5%, 27.9%씩 수출 감소를 겪었다.
수출이 줄어든 대신 수입은 5.8%나 늘었다. 특히 휴대폰의 경우 아이폰 등 외산 스마트폰이 인기를 끈 데다 부품 역수입 물량이 늘면서 수입이 무려 37.5%나 증가했다. 반도체(5.9%), 디스플레이 패널(20.3%) 등도 수입 물량이 늘었다. 지역별로는 중국(2.0%), 미국(6.5%), 대만(4.8%) 등에서의 수입 증가폭이 컸다.
김광수 미래부 정보통신정책과장은 “주요 선진국과 비교할 때 한국의 ICT 수출은 선방하고 있는 편”이라며 “다만 ICT 교역 둔화와 성장률 전망치 하락 등 대외 여건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