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號, 미래의 바다로 가다] 포트폴리오 경영으로 간다 주력사업 다변화 차원 현대건설 인수에 총력…전계열사새성장동력 발굴에도 온힘 민병권 기자 newsroom@sed.co.kr ‘취임 당시(2003년) 대비 지난해 매출 28% 증가, 이 기간 동안 그룹 실적 흑자전환.’ 경영 일선에 뛰어든 지 만 3년을 앞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경영 성적표다. 외부에서 바라보는 현대그룹은 끊임없는 경영권 분쟁으로 아직 안정감이 부족하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주요 계열사들은 꾸준히 내실을 키워가며 탄탄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해 현대그룹은 비상장 기업인 현대유앤아이를 제외한 나머지 6개 계열사에서 7,776억3,400만원의 순익을 냈다. 문제는 그룹 수익의 86.04%(6,690억8,000만원)가 현대상선과 현대증권에 집중돼 있다는 점. 일종의 아킬레스건이다. 그룹의 한 관계자도 “현대상선은 해운업 특성상 세계 해운경기가 한번 침체기에 들어가면 3~5년 후 다시 호황 주기에 들어설 때까지 마냥 기다려야 하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약점은 현 회장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 때문에 나온 비전이 바로 ‘포트폴리오 경영’. 주력사업의 다변화를 통해 고른 성장의 기반을 다진다는 전략이다. ◇현대건설 인수는 포트폴리오 경영 시발탄=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인수에 사운을 걸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건설업은 엘리베이터와 물류ㆍ대북개발사업 등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그룹의 사업구조와 연관이 있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현대건설 인수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현대건설로서도 향후 30년간 총 사업비 150조~400조원(추정치)에 달하는 대북 사회기반시설(SOC) 건설물량을 확보하게 돼 상호 이익이라는 게 현대그룹 측의 시각이다. 현대는 건설인수를 확신하면서 이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에도 가장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룹의 한 고위관계자는 “컨소시엄에 참여할 전략적ㆍ재무적 투자자 구성은 밑그림이 최근 거의 다 그려진 상태”라며 “현재는 구체적인 인수 시나리오를 짜는 단계까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유진그룹ㆍ프라임그룹ㆍ두산그룹 등 잠재적 경쟁사들이 현대건설 인수전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내부방침을 정한 상태. 여기에 한화그룹도 적극적인 참여입장을 표명하지 않아 현대그룹으로서는 부담이 다소 가벼워졌다. 잠재적 경쟁사들이 여전히 상존해 있어 아직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크게 걱정하는 모습은 아니다. ◇세계 일류 사업군을 발굴한다=현대그룹의 중장기 목표는 오는 2010년 매출 20조원 달성. 기존 사업을 바탕으로 글로벌 톱을 일굴 수 있는 신성장 동력을 찾는다는 것이 내부 청사진이다. 이를 위해 현대상선의 경우 LPG 및 석유화학제품 수송선 등 신규사업 진출에 나서고 있다. LPG선은 2008년까지 8척, 석유화학제품선은 2009년까지 6척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또 동구권과 중국에 올 들어 신규 지점들을 개설해 신시장 개척에도 나서고 있다. 현대증권은 아예 신성장 모델을 만들 전담조직을 구성, 국제투자은행인 메릴린치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또 국내 최초로 해외기업의 국내상장 업무를 맡는 주간사로서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국민연금으로부터 3,0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 운용사로 선정되는 등 사업다각화에 전념하는 분위기다. 이밖에도 현대택배가 중국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으며 현대아산이 금강산사업을 확대하는 등 전계열사가 신수익 구조 창출에 발벗고 나섰다. 전인백 기획총괄본부 사장은 “올해는 질과 양 모든 면에서 그룹의 주력사들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전 계열사들이 사업다각화를 통한 안정적 포트폴리오 구성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력시간 : 2006/08/02 16: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