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종합지수 사상최고] 증시 신천지 개막의 원동력은

주식시장이 10년10개월만에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다. 주식시장이 신천지를 개막한 데에는 무엇보다 글로벌 경기회복과 기업실적 회복에 대한 강한 믿음과 국내 증시의 체질 개선이 일등공신이다. 거듭 되풀이되는 고유가 부담과 위안화 절상 등에도 양호한 글로벌 경기회복과상장기업 이익 모멘텀 강화가 자리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과 펀더멘털(기초여건) 향상, 이에 대한 국내외 투자자들의 신뢰 강화는 리-레이팅(재평가) 붐과 더불어 글로벌 증시 속에 존재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약화시켰다. 아울러 적립식펀드 열풍으로 대표되는 간접투자 활성화는 '천수답' 증시의 고리를 끊는 등 국내 증시의 체질 개선이 뒷받침했다. ◆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 = 글로벌 증시를 좌지우지하는 미국 경기는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난해 6월부터 지속적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함으로써 견조한 경기회복이 계속되고 있다는 시각을 확산시켰다. 이 같은 미 경기회복에 대한 낙관론은 글로벌 유동성을 높여 미 증시를 비롯한전세계 증시의 추세적 상승을 이끌었다. 작년 10월부터 사상 첫 배럴당 50달러, 60달러, 70달러 등을 차례로 돌파한 국제유가 고공행진과 지난 7월 단행된 위안화 절상 이슈는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신념을 흔들었지만 근간을 꺾지는 못했다. 최근 허리케인 '카트리나' 여파로 미 경제성장률이 0.5%포인트 정도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일부 투자은행들은 이를 반영해 내년 전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실제 하향조정했지만 글로벌 경기회복 기조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경기도 내수 부진이 점차 해소되면서 수출과 내수의 균형 성장 속에서 회복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진단이 설득력을 얻어왔다. 한국은행은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0%에서 3.8%로 낮추면서도 상반기에 3.0%, 하반기에 4.5%로 전망함으로써 하반기 국내 경기회복을 전망했다. 또 산업은행이 1천218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4.4분기 사업개황지수(BSI)가 98로 2.4분기 87(실적), 3.4분기 88(잠정)보다 높게 나타나고 최근발표된 7월중 산업생산은 작년동월대비 7.0%가 증가해 5개월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이는 등 경기회복 기대를 굳히는 경기관련 지표가 잇따르고 있다. 주식시장에 더욱 직접적인 상장기업의 이익 모멘텀 회복 전망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투자증권이 최근 내놓은 상장기업 199개사의 영업이익은 올 1.4분기 13조5천919억원, 2.4분기 13조6천39억원, 3.4분기 16조3천433억원, 4.4분기 16조1천900억원 등으로 2.4분기를 바닥으로 하반기에는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추정됐다. 증권정보업체 FN가이드가 취합한 바에 따르면 유니버스 300개 기업의 영업이익은 2005년 61조8천억원, 2006년 71조5천억원 등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회복 낙관론은 `카트리나' 여파로 한때 배럴당 70달러로 치솟은 국제유가의 향배에 따라 언제든 다시 흔들릴 수 있고 또 무너질 수 있다. 지금까지는 우리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70달러를 넘어선 고유가가 지속된다면 펀더멘털(기초여건)이 훼손될 것이라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때 세자릿수로 진입했던 원/달러환율도 성장의 한축인 수출에 타격을 가할 잠재적인 복병이라는 사실을 빼놓을 수 없다. ◆국내 증시 체질 개선 = 우리 증시가 큰 흔들림없이 상승 흐름을 유지할 수 있었던 데에는 무엇보다 기관의 매수 여력이 탄탄해진 덕분이다. 지난달 주식시장은 비교적 급격한 조정을 받았지만 적립식펀드에 자금이 꾸준히들어오면서 금세 상승 탄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간접투자 활성화로 증시 체질 개선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는 적립식펀드는 매월약 4천억원의 시중자금을 주식시장으로 빨아들이고 있다. 7월말 현재 적립식펀드 수탁액은 8조4천890억원, 계좌수는 323만6천462개로 4개월전에 비해 각각 약 2조원, 90만개가 증가했다. 이에 따라 주식형펀드 수탁액도 올들어 6조5천600억원이 늘어나 5일 현재 15조1천170억원에 달했고 지수가 조정국면을 보인 지난달에도 무려 1조3천600억원이 밀려들어왔다. 이처럼 간접투자가 늘어난 반면 개미들은 시장에서 퇴장하면서 주가 변동성이줄어들고 중대형주가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를 잡는 변화가 일었다. 여기에 적립금 증가 일로에서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연기금의 자금도 국내 증시를 기관화 장세로 변모시키는 데 한몫 하고 있다. 국내 기관과 더불어 수급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외국인들은 한동안 매도공세를 펼치며 지수의 발목을 잡았으나 최근에는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증시 유동성이 급격히 위축되지 않는 한 외국인의 '셀 코리아'가능성은 낮을 뿐 아니라 우리 증시가 FTSE 선진국지熾?편입되면 약 37억∼57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감마저 일고 있다. 아울러 최근 발표된 8.31 부동산대책과 연말 시행되는 퇴직연금도 증시 수급에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지수 사상 최고치 돌파의 배경이 되고 있다. 부동산대책에서 적립식펀드에 대한 세제혜택은 무산됐지만 부동산으로 몰려가던자금 중 일부가 주식시장으로 방향을 바꿀 것이라는 기대감을 만들었다. 부동산과 주식에 투자하는 자금의 성격이 다른 탓에 부동산대책에 다른 증시 자금 유입효과의 크기에 대해선 이견이 있지만 이번 대책으로 주식시장이 부동산시장에 비교우위를 갖게 됐다는 점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최윤정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