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위기의 현대중공업 '고강도 물갈이'

임원 262명 중 81명 감축

하경진·문종박 사장 승진

정몽준 대주주 장남, 상무에 첫 생산직 출신 임원 탄생도

하경진 현대삼호중공업 사장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사장

정기선 현대중공업 상무

현대중공업그룹이 조선 계열사 3사 임원 81명을 감축하는 고강도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다. 대주주인 정몽준 전 의원의 장남인 정기선 경영기획팀 수석부장은 상무로 승진해 3세 경영에도 시동을 걸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은 이에 앞서 지난 12일 상무보급 이상 임원 262명에 대한 일괄 사표를 요구했으며 이어 상장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 사장을 교체하는 등 숨 가쁜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해왔다.

현대중공업은 "어려움에 처한 회사에 변화를 주고 체질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라 조기 인사를 단행했다"며 "조직을 슬림화해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뤄지도록 하고 이에 맞는 인사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한 것이 이번 인사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인사에서 현대오일뱅크 문종박 대표이사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현대삼호중공업 하경진 대표이사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했다. 동시에 현대중공업 이성조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키는 등 31명을 승진 발령하고 28명을 상무보로 신규 선임했다. 이는 지난해의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다.

관련기사



현대중공업이 속전속결로 인사를 마무리 지으면서 경영 쇄신 작업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31일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 이전에 인적 쇄신을 마무리하고 사업본부를 구조 조정해 그룹 정상화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이번 인사에서는 대주주인 정몽준 전 의원의 장남인 정기선씨가 임원으로 승진한 점도 눈에 띈다. 부장급인 정씨는 상무보를 건너뛰고 바로 상무로 승진했다. 회사 안팎에서는 정 상무가 회사 구조조정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 상무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2009년 1월 현대중공업 재무팀 대리로 입사한 뒤 그해 8월 미국으로 유학, 스탠퍼드대에서 경영학석사 과정을 밟은 뒤 2011년 9월 보스턴컨설팅그룹 한국지사에서 컨설턴트로 일했다. 이후 지난해 6월 현대중공업에 재입사해 경영기획팀과 선박영업부 부장을 겸임하면서 사업 전반에 걸쳐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또한 이번 인사에서는 현대중공업 최초로 생산직 출신 임원이 탄생했다. 조선사업본부 생산현장에서 원유시추선(드릴십) 품질검사를 담당하고 있는 노동열 기정(技正)이 상무보로 승진해 눈길을 끌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