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LG·한화 등 물밑 인수경쟁 “후끈”재계가 공중분해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보그룹 우량계열사들의 인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재계는 대동조선, 상아제약, 대성목재, 한보건설(구유원건설), 한맥유니온 등 우량계열사들이 한보철강과 분리 처리될 것으로 보고 인수팀을 구성해 이들 기업에 대한 정밀 경영분석에 나서는 등 물밑에서 인수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보의 위장계열사로 드러나면서 부도난 대동조선은 지난 5일 제출한 재산보전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 법정관리개시와 함께 3자인수작업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대동조선 인수와 관련 한진그룹과 수산, 효성, 쌍용그룹 등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움직임이 구체화되지는 않고 있다.
한진그룹은 대동이 부도나기전인 지난달 중순부터 인수에 관심을 보였으나 대동의 모기업인 세양과 한보와의 지급보증 문제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데다 한보사태가 확산되자 일단 한걸음 물러난 상태이다.
한진은 그러나 대동 인수포기를 선언한 지난달 31일 조중훈 회장과 송영수 중공업사장이 헬기로 대동조선 상공에서 조선소를 둘러보는 등 대동에 대한 관심을 계속 쏟고 있고 중공업내 「대동실사팀」이 이미 모든 서류검토를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6월말 중국에 수리조선소 완공을 앞두고 본격적인 조선업 진출을 노리고 있는 수산그룹도 이미 인수 타당성보고서를 작성, 인수를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동조선은 특히 선박건조와 관련해 외국금융선에 「리펀드개런티」를 한 산업, 신한, 부산은행 등 채권은행단이 금융상환 등의 압력을 거세게 받고 있어 3자인수가 전격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졌다.
한보건설과 대성목재의 인수후보기업으로 LG, 한화그룹 등 그룹내 건설비중이 적은 대그룹들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지난해 우성그룹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LG는 건설부문을 확대한다는 전략아래 한보를 포함한 건설사 인수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화그룹도 우성, 건영 부도시 3자인수 후보로 줄곧 거론되는 등 한보건설 인수와 관련한 강력한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이와 함께 한보측이 대주주인 대성목재는 유원건설의 처리방향이 정해진 후 3자인수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지난해 흑자를 시현, 사업전망이 괜찮은데다 한보와는 지급보증관계가 없어 예상외로 많은 기업이 대성목재에 눈독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상아제약도 미래유망사업인 「생명공학」사업을 전개할 수 있다는 메리트에 따라 삼성, LG, 한화등이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정밀화학, 삼성물산 등을 중심으로 제약사업 확대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한화의 경우 상아제약이 「제놀」등 간판상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고 패치품목 등이 강세를 보이고 있어 『매물로 나올 경우 놓치기 어려운 상품』이라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들 그룹들은 이미 구성한 신규사업추진팀을 중심으로 이들 한보의 우량계열사들에 대한 재무분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금융권 관계자는 『검찰 수사결과 한보비리의 윤곽이 드러난 후 채권은행단이 한보그룹의 처리방향을 결정할 것』이라며 『그 방향에 따라 한보계열사 인수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채수종·문주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