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CATV 프로그램 포맷 다양화를
김영필기자 susopa@sed.co.kr
'영화 채널 XTM의 과징금 부과, 오락 채널 tvN '리얼스토리, 묘'의 조작 방송….'
케이블TV 업계가 흔들리고 있다. 계속되는 선정적 방송과 자극적인 연출에 시청자들과 방송계 안팎의 질책이 이어지고 있다. 물론 케이블TV의 선정성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어찌 보면 지난 95년 케이블TV 출범 때부터 있었던 10여년도 더 된 해묵은 이야기다.
하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그동안 케이블TV 업계는 지상파와는 다르다는 식의 논리로만 대응해왔다. 물론 유료 방송인 케이블TV만의 특성은 인정해줘야 한다. 케이블TV 업계로서는 불만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지상파 방송보다는 느슨한 심의 수준과 제재를 적용받고 있기도 하다.
문제는 케이블TV 사업자들이 '케이블TV의 특성=선정적ㆍ자극적인 방송'으로 오해하고 있는 데에서부터 시작된다. 단순히 케이블TV니까 비속어를 남발하고 시청자들의 눈길만 사로잡을 수 있는 자극적인 소재를 사용해도 된다고 믿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사업자들 간의 선정성 경쟁은 날로 심해져만 간다. 그동안 해왔던 것이 이것뿐이고 자체 제작을 많이 한다고 해도 이러한 내용 외에는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정적인 방송만으로는 더이상 성장할 수 없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페이크 다큐멘터리처럼 자극적인 방송으로 시청률이 1%, 2%까지 오를 수는 있겠지만 그 이상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필요한 게 프로그램의 포맷 개발이다. 부부클리닉 등 일부 소재에 치우쳐 있는 프로그램의 폭을 넓히고 다양화해야 케이블TV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다.
괜찮은 프로그램 포맷은 큰 제작비를 들이지 않고도 시청자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포맷 개발사인 엔데몰 같은 프로그램 기획ㆍ개발 능력을 갖추게 된다면 지상파 방송도 부럽지 않게 될 것이다. 지상파처럼 제작비가 여유롭지 않은 케이블TV 업계로서는 더욱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여기에 케이블TV가 나아가야 할 길이 있다.
입력시간 : 2007/09/17 1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