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국전자통신연 양승택 원장(인터뷰)

◎“100G급 광다중 전송망 개발중/일간지 120년치 1초에 처리… 싱크탱크역 자부”『최근 몇년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거쳐 교수가 된 사람을 조사해 보니 3백여명이나 됩니다. 이는 국내 정보통신 관련 학과 전체 교수 숫자의 절반에 해당합니다. 그만큼 ETRI가 싱크탱크(두뇌집단) 역할을 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설립 21년째에 접어든 ETRI의 양승택 원장(57)은 성년이 된 ETRI의 위상을 이같은 사례로 설명했다. 그는 ETRI가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의 기틀을 확립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지난 20년간의 ETRI의 대표적인 연구성과물은. ▲국산 전전자교환기(TDX), 행정전산망용 주전산기, 위성통신 지구국, 광통신시스템, CDMA(부호분할다중접속) 이동통신시스템, D램 반도체 등 정보통신관련 분야를 개발, 국내업체에 이전하여 막대한 산업파급효과를 창줄했다. 특히 반도체는 국내 주력 수출산업으로 육성된데 이어 최근에는 CDMA기술이 세계 각지를 누빌수 있는 기초를 마련했다는 점을 가장 자랑하고 싶다. ­일본의 NTT, 미국의 벨 연구소 등과 비교해 ETRI는 현재 어느 정도 위치에 있다고 보나. ▲손색이 없다. 연구원 1인당 논문발표건수로 보면 0.79건으로 NTT의 0.66건보다 많고 1인당 특허출원건수도 0.76건으로 NTT의 0.45건보다 월등히 많다. ­「제대로 법대로」라는 연구원 운영방침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 ▲작은 일에서 일류여야 큰 일에서도 일류가 된다는 평소의 소신을 다소 직설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언뜻 듣기에는 공식적이고 딱딱한 느낌을 줄 수 있지만 어떤 경우에서나 원칙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하자는 의미다. 제대로 하면 번거롭다거나 법대로 하면 까다롭다는 사회 일반의 적당주의가 오늘날 부실공사와 불신풍조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연구원 스스로 수행업무에 대한 현재의 모습을 자율적으로 점검, 평가하고 실천토록 하자는 의식전환운동으로 이해해 달라. ­현재 진행중인 연구중에서 깜짝 놀랄만한 것이 있다면. ▲1백Gbps급의 광다중 전송시스템을 개발 중인데 이는 세계적 표준 전송속도인 1백55Mbps보다 약 6백50배나 빠르다. 현재 연구원이 개발 사용하고 있는 2.5Gbps시스템이 일간지 3년치를 단 1초에 전송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을 고려하면 그보다 40배나 큰 용량이니 전송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연구원들의 사기진작책으론 어떤 것이 있나. ▲한마디로 대덕연구단지 내의 다른 연구원들이 「잘 나가는 연구원은 다르다」며 부러워할 정도로 각종 복리후생정책이 잘 돼 있다. 앞으로 연공서열 위주의 인사운영보다는 능력과 자격중심의 인사운영으로 전환하고 직위별 자격기준을 설정해 교육훈련을 강화함으로써 동기부여와 최대한의 능력발휘 기회를 줄 계획이다. ­해외연구소와의 교류계획은. ▲현재 미주지역의 퀄컴, SRI 등 9개 기관, 유럽지역의 독일 HHI 등 3개 기관을 포함, 총 40여개 기관과 활발히 교류하고 있는데 앞으로 새로운 연구분야에 우수한 인력을 지속적으로 유치할 계획이다. 양소장은 61년 서울대 공대 전기공학과를 나와 미국 브루클린 공대에서 공학박사학위를 받고, 한국전자통신(삼성전자 반도체본부의 전신) 기술담당 상무, 한국전자통신연구소 선임연구부장 겸 연구기획부장, TDX 개발단장을 거쳤으며 현재 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회 위원을 겸하고 있다.<백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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