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 방송송출중단 케이블가입자 피해미 방송업계의 라이벌 월트 디즈니와 타임워너간 감정싸움이 극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ABC방송을 소유한 월트 디즈니가 CNN방송을 계열사로 둔 타임워너와 아메리카 온라인(AOL)간 합병을 반대하면서 불거진 양측의 대립이 갈수록 이전투구양상으로 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타임워너는 1일 디즈니소유의 ABC방송과 케이블망사용 추가계약이 결렬됐다는 이유를 들어 ABC방송의 케이블망 사용을 중지시켰다.
타임워너의 이같은 조치로 타임워너의 케이블망에서 ABC프로그램이 사라지는 사상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으며, 이로인해 뉴욕과 LA 등 미 11개지역의 350만케이블 가입자들이 ABC방송을 시청할 수없는 상황이 빚어졌다.
양측은 현재 추가계약 협상결렬의 책임을 서로 상대방에 전가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타임워너측은 디즈니가 타임워너 케이블망에 디즈니 만화채널과 드라마 채널을 추가하고 디즈니 채널을 추가요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기본채널에 포함시켜 줄 것을 요구하는 등 받아들일 수없는 무리한 조건을 내세워 케이블 사용을 중지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디즈니의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3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타임워너측은 반박했다.
반면 디즈니측은 타임워너가 거의 독점적으로 운영하는 케이블을 이용해 자신들의 요구를 듣지 않는 ABC측에 보복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사태는 타임워너가 AOL과 합병에 「힘」이 더욱 강해질 경우 어떤 상황이 벌어질 수있는 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며 일전불사를 외치고 있는 상황이다.
양측은 또 추가 계약기간을 놓고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디즈니측은 광고비조정을 위한 연례 시청률조사가 끝나는 오는 24일까지만 연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타임워너는 AOL과 합병이 마무리되는 8개월가량 늘릴 것을 주장하고 있다.
당초 양측의 계약은 지난해 12월말로 만료돼 그동안 몇차례 임시연장돼 왔다.
전문가들은 『양측의 이번 싸움은 단순한 케이블 사용문제를 둘러싼 감정다툼차원을 넘어 AOL과 타임워너 합병 이후의 장기계약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위한 기세싸움의 성격이 짙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편 디즈니는 AOL과 타임워너가 합병하면 케이블망 및 컨텐츠 독점현상이 초래될 가능성이 높다고 의회 등에 다각적인 합병반대 로비를 펼치고 있다.
이용택기자YTLEE@SED.CO.KR
입력시간 2000/05/02 1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