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역내 제조업 공동화 부추겨

대구·경북 경쟁력 갖춘 中企들 잇단 해외이전<br>진출지역도 베트남·중동으로 다변화 추세

대구ㆍ경북 중소기업들의 해외 생산기지 이전 대상지역이 중국 중심에서 베트남, 파키스탄, 인도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다. 제조업체들의 이 같은 해외진출 다양화는 기업의 경쟁력은 높일 수 있을 지라도 제조업 공동화 현상을 부추겨, 지역 경제에 주름살을 던져주고 있다. 대구의 벤처기업인 IC코리아는 내년 상반기까지 중동과 유럽시장을 겨냥해 중동에 현지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이 회사는 아랍에밀레이트 두바이에 300만달러를 투자, 현지에 스마트카드 제조 공장을 설립할 경우 유럽 등에서 연간 1,000만달러 정도의 수주물량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T제조업체인 K사는 대구 생산시설을 IT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는 인도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150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 회사는 올해 300억원 이상의 매출증대가 예상되는 등 급성장하고 있지만 노조관계 등으로 공장 해외이전을 고려하고 있다. 이 회사 K사장은 “수출 물량을 맞추기 위해 시설투자를 조속히 해야 하지만 여러가지 여건으로 국내 투자는 망설여진다”며 “이 기회에 대구 공장을 아예 해외로 이전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대구 섬유 수출 2위를 기록했던 ㈜을화와 비산염색공단내 중견업체 제일화섬염공은 지난해 10월 베트남 로테코 산업단지에 폴리에스테르 제직 공장을 설립하고 최근에는 염색 라인 추가 증설에 돌입하는 등 베트남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동안 지역업체들은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에 나갔지만 최근 중국이 급성장하면서 임금인상 등 투자환경이 악화돼 베트남, 인도, 파키스탄은 물론 중동지역으로 대상지역을 다양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구ㆍ경북지역의 해외투자는 올들어 5월말 8,851만달러(74건)로 지난해 같은 기간 5,221만달러(65건)보다 69.5%나 증가했다. 이 가운데 중국투자는 6,528만달러(48건)로 전체 투자의 69%를 차지, 여전히 강세다. 해외진출을 서두르는 업체들은 대부분 지역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지역 제조업의 공동화를 초래, 지역 경제 회생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대구상공회의소 임경호부장은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노후시설이나 경쟁력 없는 업종들이 해외로 나가는 것은 좋지만 최근에는 상당한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생산시설을 외국으로 이전하고 있어 큰 문제”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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