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강남 빌딩 투자 열기] "임대수익에 시세차익 가능"… 가격상승 기대에 거래 늘어

대기 수요 많고 환금성 좋아 올들어 공실률도 하락 추세<br>강북권 비해 임대수익률 낮은편<br>입지조건·대출비중 등 살피고 시세차익 따져 투자할 곳 선택을

매달 일정한 임대 수익에다 시세 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는 강남권 중소형빌딩을 사들이는 자산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활발한 임대 수요로 낮은 공실률을 기록하고 있는 테헤란로 일대 오피스빌딩 전경.



서울 강남권 중소형빌딩에 대한 투자 열기가 뜨겁다. 부동산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매달 임대수익을 올리면서도 시세 차익을 노릴 수 있는 이들 물건에 자산가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올들어 서울 강남권 빌딩의 공실률이 낮아지며 거래도 증가하고 있다. 부동산관리업체 서브원에 따르면 올 1월 3.9%였던 강남 빌딩 공실률은 4월 2.8%로 1.1%포인트 하락했다. 공실률이 낮아지면 그만큼 임대수익도 늘어 빌딩을 매입하기에 좋은 여건이 만들어진다. 부동산업계는 이에 따라 서울 강남3구(강남ㆍ서초ㆍ송파)에서만 올해 들어 30~40건 가량의 500억원 미만 중소형빌딩 매매가 이뤄진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특히 강남권의 경우 강북이나 여의도권역 등과 달리 대형 오피스의 신규 공급이 드물어 수요가 꾸준하다는 게 부동산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임현묵 신한은행 부동산전략사업팀장은 "자산가들 사이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실물 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강남권 빌딩의 경우 앞으로 가격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강해 일정 조건만 갖춰지면 바로 투자에 나서겠다는 수요자가 많다"고 말했다. ◇뜨는 곳은 따로 있다= 부동산전문가들은 빌딩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입지'를 꼽는다. 지하철역과 가깝고 도로와 가까울수록 공실률이 낮고 시세 차익을 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강남권에서는 청담동ㆍ압구정 로데오길ㆍ신사동 가로수길 일대가 가장 투자 열기가 뜨거운 요지로 꼽힌다. 이들 지역은 이미 상권이 갖춰진데다 신규 브랜드 진출을 위한 일종의 '쇼윈도' 역할을 해 임차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빌딩을 매입하려는 대기 수요도 많아 환금성도 보장되는 편이다. 실제로 최근 1년간 중소형빌딩 매매 사례를 살펴보면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적인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해 10월에는 신사동 D빌딩(연면적 2,490㎡)이 158억원에 거래됐고 4월에는 청담동 Y빌딩(연면적 1,537㎡)이 260억원에 거래됐다. 심욱연 예성컨설팅 대표는 "최근 빌딩 매매시장의 분위기가 확연히 살아나고 있다"며 "임대수익률이 5% 선만 돼도 거래가 체결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만 이들 지역의 시세는 지분 3.3㎡당 6,000만~8,000만원에 달해 덩치가 큰 편이다. 입지 다음으로 고려해야 할 요소는 임차 업종이다. 보통 저층부에 근린상가가 들어선 빌딩의 공실률이 낮은 편이다. 50억 내외 소형 빌딩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이른바 '원룸텔' 등 주거시설을 들여 임대수익을 끌어올리는 방법을 고민해볼 만 하다. 대출 비중도 중요한 요소다. 과거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는 가능한 대출을 많이 끌어 들여 '레버리지효과'를 내는 투자 방식이 성행했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사례가 줄어드는 추세다.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자칫하면 이자도 못 버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자산가 중에는 자금 추적 등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대출을 끼는 경우도 있지만 이러한 때에도 매매가 중 대출 비중이 30%는 넘기지 않아야 한다는 게 부동산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임대수익률이냐 시세차익이냐 = 강남권 중소형 빌딩에 대한 자산가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실제 임대수익률은 의외로 낮은 편이다. 최근 2~3년 동안 매매 시세가 크게 뛴 것과 달리 임대료 상승폭은 이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원상 원빌딩부동산중개 이사는 "강남권 빌딩은 임대수익률이 낮은 만큼 임대수익을 노릴지 시세차익을 기다릴지 판단을 내린 뒤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349억9,500만원에 거래된 강남구 서초동의 F빌딩(연면적 2,759㎡)은 월 임대료가 3,000만원 선에 불과하다. 금융이자와 관리비용 등을 빼면 연 수익률이 2%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지난 1983년 지어진 건물로 노후화가 상당히 진행돼 높은 임대료를 받기 어렵다는 게 인근 부동산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난해 11월 강남구 청담동에서 거래된 B빌딩 역시 비슷한 사례다. 연면적 1,940㎡ 규모의 이 건물은 매매가가 130억원 선이지만 임대료는 보증금 7억5,000만원 선에 월 3,300만원 선에 불과하다. 연 수익률이 4%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투자를 실패로 보기도 어렵다. 서초동 F빌딩의 경우 일반상업지역에 위치해 있어 향후 개발에 따른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다. 서초동 J공인 관계자는 "인근 우성ㆍ무지개아파트 등의 재건축사업이 본격화되면 땅값이 얼마나 더 오를지 알 수 없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임대수익이 아닌 자산가치 상승에 초점을 맞춘 투자라는 것이다. 김원상 이사는 이에 대해 "연 7~8% 선의 높은 임대수익률을 원한다면 서울 강북권이나 수도권에서 물건을 구하는 게 더 현명한 판단"이라며 "다만 이들 지역의 물건은 원하는 때에 되팔기가 어려워 환금성이 낮은 만큼 자신의 투자성향에 따른 꼼꼼한 입지 분석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경매 투자는 신중히 접근해야= 강남권 빌딩을 경매로 매입해 투자에 나서는 사례는 드문 편이다. 매입 대기 수요가 꾸준해 경매에 들어가기 전에 거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강남3구에서 경매로 낙찰된 빌딩이나 근린상가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그나마 낙찰된 물건도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의 비율)이 낮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난 4월 낙찰된 서초구 잠원동 E빌딩은 감정가가 30억7,800만원이었지만 실제 낙찰가는 19억7,000만원에 그쳤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임차인이 여럿 있는 상가빌딩의 경우 권리관계가 복잡하거나 명도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전문가에게 충분한 상담을 받은 뒤 투자에 나서야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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