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저축은행들의 몸집 줄이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서울경제신문이 2010회계연도(2010년 7월~2011년 6월) 전국 91개 저축은행의 경영실적을 살펴본 결과 대형 저축은행의 자산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솔로몬ㆍ한국ㆍ현대스위스 등 이른바 '빅3'의 경우 모회사는 물론 계열사들의 자산이 줄었다. 일반적으로 금융회사는 경상 국내총생산(GDP) 증가율(7.3%) 수준에서 대출이 늘어난다. 하지만 이들 대형 저축은행은 오히려 몸집이 작아지는 셈이다. 현재 진행 중인 계열사 매각까지 완료되면 10조원에 육박했던 대형사들의 자산규모는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부실 자산 매각 등으로 자산 축소=지금까지 대형사들은 매년 10~20%가량 몸집을 불려왔다. 하지만 2010회계연도에는 주요 대형 저축은행들의 자산이 감소했다. 부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자산관리공사(캠코)에 대거 매각한데다 부동산 등 보유자산을 처분해 증자 등에 이용했기 때문이다. 업계 1위인 솔로몬저축은행은 지난 6월 말 현재 자산이 5조1,349억원으로 전년 대비 5,845억원이나 줄었다. 한때 자산이 6조원에 육박했지만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솔로몬은 직전 회계연도에 부실 PF 3,960억원을 매각한데다 올해에도 1,838억원을 추가로 팔았다. 솔로몬 계열도 부산솔로몬(-3,413억원), 호남솔로몬(-1,235억원), 경기솔로몬(-760억원) 등 자산이 감소했다. 매물로 나와 있는 경기솔로몬이 팔리면 계열 기준 자산규모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저축은행도 지난해 6월 말 2조6,788억원에 달했던 자산이 올 6월에는 2조3,774억원으로 3,014억원 줄었고 진흥도 3,404억원이나 감소했다. 3조1,702억원에 달했던 경기저축은행의 자산은 올해 2조6,814억원으로 급감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자산도 전년 대비 109억원이 줄어든 2조9,675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현대스위스4저축은행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현대스위스 계열의 덩치도 예전보다 작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사들 외에도 W(-1,884억원), 골든브릿지(-370억원), 푸른(-229억원) 등 중소형사들의 자산이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저축은행의 성장 전략이 급속 팽창에서 축소ㆍ현상유지로 바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새로운 수익원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거대한 몸집을 유지하기가 버거운 상황"이라며 "내실 경영을 하려면 자산을 줄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동성 비율 낮은 곳도=경영실적 분석 결과 유동성 비율이 100%에 못 미치는 저축은행도 나왔다. 유동성 비율이란 3개월 만기 자산(대출)을 부채(예금)로 나눈 비율. 이 수치가 100%를 밑돌면 예금자들이 한번에 몰릴 경우 돈을 지급해주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금융 당국도 저축은행의 유동성 비율을 100% 이상으로 맞추도록 했다. 6월 말 결산 결과 현대스위스(99.65%)와 영진(95.62%)이 유동성 비율 100%에 미달했다. 나머지 저축은행들은 100~200%를 지키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유동성 비율이 낮으면 예금 지급이 집중될 경우 유동성 문제에 처할 수 있다"며 "저축은행 선택시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자본건전성 문제 없어=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로 대변되는 자본건전성은 대부분의 저축은행이 문제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BIS 비율이 10% 이상으로 우량한 곳은 무려 54개에 달했다. 반면 BIS 비율이 5% 미만인 곳은 2곳에 불과했다. 다만 이들 저축은행은 금융 당국이 부실 처리를 이유로 적기시정 조치를 유예해준 곳이어서 큰 의미는 없다. BIS 비율이 5~10%인 곳은 34곳이었다. 증자를 한 뒤의 수치를 공시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었던 것이다. 금융감독원의 경영진단에서는 청산가치 기준으로 평가해 자본잠식으로 나온 곳도 계속 기업으로 가정하면 자산이 부채보다 더 많은 것으로 집계돼 정상 저축은행으로 나왔다. 그러나 대형사인 A저축은행은 회계법인이 '적정' 판단을 내렸지만 계속 기업으로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