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시승기] GM대우 '올란도'

파워는 SUV, 승차감은 세단<br>넉넉한 공간에 가격경쟁력까지

쉐보레 '올란도'

소비자는 욕심쟁이다. 세단의 편안한 승차감을 원하면서도 거침 없이 내달리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힘과 대가족도 거뜬히 실어 나를 수 있는 패밀리 밴의 넉넉한 실내공간까지 더해지길 바란다. 물론 여기에 합리적인 가격대까지 합해지면 ‘금상첨화’다. 그래서 등장한 게 ‘다목적 차량(MPV)’으로 불리는 모델이다. 부드러운 승차감과 정숙성은 물론 넓은 실내공간과 파워 넘치는 엔진성능을 모두 갖춰야만 그런 이름표를 붙일 수 있다. 최근 쉐보레 브랜드로 옷을 갈아입은 GM대우의 ‘올란도’ 는 이런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해 개발된 모델이다. 마이크 아카몬 사장이 올란도를 “SUV의 매력적인 스타일과 세단의 안정적인 승차감, 밴의 여유로운 실내공간을 두루 갖춘 ‘액티브 라이프 차량(ALV)’”이라고 소개한 것 역시 같은 이유에서다. 지난 9일 올란도를 처음 마주하는 순간 라디에이터 그릴에 부착된 쉐보레의 황금빛 십자가 엠블럼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직선 위주의 각진 외관 디자인은 투박하지만 다부진 풍모가 느껴진다. 부드러운 곡선이 대세인 요즘의 SUV 트렌드와는 다소 거리를 둔 대신 강인한 남성적 이미지를 한껏 강조했다. 운전석에 앉자 마땅히 있어야 할 듯한 내비게이션이 눈에 띄질 않는다. 전 세계 100여개국으로 수출되는 쉐보레의 글로벌 모델인 까닭에 매립형 내비게이션이 장착되지 않았다. 하지만 GM대우는 한국 운전자들의 불만을 우려한 듯 추후 생산되는 모델에 내비게이션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센터페시아의 오디오 조작 계기판 뒤에 숨겨진 수납공간인 ‘시크릿 큐브(Secret Cube)’는 올란도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매력 포인트. 계기판을 위로 올리면 지갑이나 휴대폰을 보관할 수 있다. 올란도에 숨겨진 또 다른 매력 포인트는 극장의 계단식 구조를 본 따 만든 좌석배열. 1열에서 3열 시트로 갈수록 좌석의 높이를 올려 모든 탑승자들의 전방 시야를 시원스럽게 확보했다. 그러다 보니 3열 시트에 성인이 앉을 경우 머리와 천장 사이의 공간이 좁게 느껴진다. 시동 버튼을 누르자 디젤 특유의 엔진음이 터져 나왔지만 소음은 이내 잦아들었다. 시승구간은 용산 전쟁기념관을 출발해 강원도 춘천의 제이드팰리스GC까지 약 100km 코스. 강변북로에 올라 속도를 높이자 초반 가속반응은 다소 뒤쳐졌지만 시속 140km까지 막힘 없이 치고 나간다. 첨단 하이드로매틱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덕분에 변속충격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서울-춘천간 고속도로를 빠져 나와 오르막길이 이어지는 국도로 접어들자 디젤 차량 특유의 강력한 힘이 느껴진다. 특히 다소 딱딱하게 설정된 고강성 전륜 맥퍼슨 스트러트 서스펜션은 커브길이나 과속방지턱을 지날 때도 차체 쏠림이나 흔들림 현상을 막아준다. 2,000㏄ 첨단 가변 터보차저 커먼레일 디젤엔진에 최고출력 163마력, 최대토크 36.7㎏.m의 성능을 발휘하며 연비는 자동변속기 장착모델 기준 리터당 14.0㎞. 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수동변속기 1,980만원, 자동변속기는 사양에 따라 2,123만~2,463만원. 고급스러운 실내 마감재나 운전석 시트 자동조절장치, 후방주차카메라 등 편의장치에 큰 ‘관심 없는’소비자들에겐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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