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의 취미는 최고경영자에게서 풍기는 통념적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다. 골프를 즐기고, 독서를 하고, 골동품을 수집하는 것 등과는 거리가 있다는 얘기다. 그는 “외국인들과 놀아주는 게 취미”라고 말했다. 그의 수첩을 잠시 훑어봤다. 일정표에 ‘오만 리셉션’ ‘라오스 리셉션’, ‘그리스 대사 초청 저녁’ 등이 빼곡했다. 모임이 많을 때는 한 달에 10번을 넘길 때가 있다고 했다. 어떻게 이런 ‘특이한’ 취미를 갖게 됐는지 물어봤다. “이웃집에 네덜란드 대사가 살았죠. 우연히 그와 인사를 나누게 되고 그를 통해 외국인 기업인을 알게 되고, 또 기업인들을 통해 외교관을 알게 되고. 이런 식으로 사람을 만나다 보니 제가 어느새 외교가의 유명인이 돼 있더라고요” 그는 국내 거의 모든 국가 대사와 막역할 정도다. 실제 그는 ‘The Club Amicitia’라는 모임의 회장을 맡고 있다. ‘Amicitia’는 라틴어로 ‘우정’이란 뜻으로, 각 나라의 다양한 문화를 상호교류하자는 취지의 모임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 문화가 사뭇 배타적이어서 외국인들은 비즈니스로 만나는 사람 말고는 제대로 된 관계를 맺기 어렵다”며 “외국 대사들에게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주도록 신경 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가 활용법은 봉사 활동이다. 그는 주말에 동사무소 등에 들러 소외 이웃에게 도시락을 날라주는 등의 봉사 활동을 한다. 김 대표는 “독거 노인에게 도시락을 주고 바로 오기 힘들다”며 “이런 저런 일을 봐주고 말벗도 돼 주고 하다 보면 하루에 다섯 집을 들르기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기자에게도 봉사활동을 권했다. 대뜸 “어느 동네에 사느냐”고 묻더니 “그 동네도 낙후된 곳이 있다”며 “동사무소에 가보라”고 ‘봉사 전도사’다운 열정을 과시했다. 나눔의 정신도 강조했다. 김 대표는 “60년대 말에는 우리가 베트남에서, 70년대는 중동에서 일했는데, 이제는 상황이 변해 국내에 200만 명이 코리아드림을 품고 일하고 있다”며 “이들을 좀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