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국 증시 이달 말까지 짧은 랠리"

스위스 투자전략가 파버 밝혀… 국제 금융계의 '닥터둠'

스위스 출신의 저명한 투자전략가 마르크 파버는 미국 증시는 다음달 초까지 짧은 반등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파버는 최근 발표한 시황 논평에서 최근 나타난 미국 증시의 반등세는 경제나 기업의 펀더멘털 보다는 지난 4개월 간 진행된 과매도에 따른 반작용,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반복되는 통상적 주가 패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987년 뉴욕 증시의 이른바 '검은 월요일'과 지난 90년 일본 경제의 거품 붕괴, 97년의 아시아 금융위기를 잇따라 경고함으로써 국제 금융계에서 '닥터둠(doom)'으로 불리는 인물. 파버는 지난 7월 발표한 시황 논평에서는 ▲미국의 과도한 재정적자 ▲아시아통화에 대한 미국 달러화의 취약성 ▲원자재와 금리의 장기 상승국면 ▲미국의 가계부채 수준 ▲주식의 고평가를 지적하면서 미련을 접으라고 충고한 바 있다. 파버가 최근 미국 증시를 보는 시각은 역대 통계상 미국 증시는 대선을 앞두고 8월 중에 랠리가 시작, 단기 고점을 형성하지만 노동절(9월 첫째 일요일)이 다가오면 의구심이 커진다면서 이달 말부터 변곡점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파버는 지난 1900년부터 2000년까지의 자료를 보면 공화당의 현직 대통령이 승리하면 최고의 결과가 나왔지만 패배할 경우에는 최악이었다면서 민주당의 승리가 예상된다면 주가 흐름을 예측하는데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그는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8월30일-9월2일)가 일단락되면 시장은 대선 결과에 대한 모종의 시사점을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파버는 다수의 애널리스트들이 기업의 수익 증가를 이유로 강세 장을 점치지만 지난 1937년과 62년, 73년, 74년, 2000년의 경우처럼 기업 수익이 증가해도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엇박자의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반론을 펼쳤다. 그는 특히 대부분의 첨단기술 기업은 현재 매출 부진과 재고 증가를 안고 있으며 내년에 가면 중국의 대규모 반도체 생산 능력이 본격적으로 가동될 것으로 보여 향후 전망이 결코 밝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휴대폰이나 PC, 프린터의 예에서 보듯, 첨단기술의 수명이 갈수록 짧아져 최종제품은 2년이면 낡은 것이 되면서 흔한 상품으로 전락하며 성공적인 제품조차도 가격 하락추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첨단기술 기업의 수익성은 약화되며 그나마 확보하고 있는 약간의 현금도 연구 및 개발(R&D)에 투입되기 보다는 주주들에게 겨우 배당을 주는 정도라는것. 따라서 미국 기술 주의 경우는 과대평가 돼있다는 것이 그의 의견. 파버는 종종모멘텀을 노리는 투자자들에 의해 종종 랠리가 있겠지만 기술 주를 중심으로 한 나스닥 증시는 결코 올 1월의 고점을 경신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파버는 지난 4월 시황논평에서 석유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의 대세 상승이뚜렷해지고 있다면서 세계 증시는 3,4월에 '꼭지'를 완성했으며 5,6월에는 급락이있을 수 있다고 말해 최근 몇 개월 간의 증시 흐름을 정확히 짚은 바 있다. 그는 미국 경제의 진정한 회복세에 의문을 표시하면서 단기 투자에 연연해하지않는다면 올해 고점 경신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모든 형태의 자산 투자를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제네바=연합뉴스) 문정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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