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파이낸셜 포커스] 수술대 오른 순이자마진율… 현실 어떻길래

평가기준 높아 은행 7곳중 4곳 '취약·위험'<br>이자수익 연 40조 육박 하지만 2등급 이상은 한 곳도 없어<br>"이자마진율 갈수록 나빠지는데…" 은행 CD파문에 벙어리 냉가슴


순이자마진율(NIM)은 당기순이익, 자기자본이익율(ROE) 등과 함께 은행의 경영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다. 하지만 정작 등급별 평가기준이 국제기준에 비해 높다 보니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높다. 더욱이 현재의 NIM 기준대로 하면 7개의 시중은행 가운데 4곳의 NIM 등급이 취약(3곳)ㆍ위험(1곳)이다. 평가기준대로라면 국내 은행 대부분의 경영상황은 심각한 셈이다. 하지만 지난해 국내은행이 거둬들인 이자수익은 39조3,000억원이다. 지난 2007년(31조2,000억원)에 비해 이자이익이 20.6%나 증가했는데도 불구하고 NIM의 등급에는 큰 변화가 없다.

◇주요국보다 높은 NIM 평가 기준…"현실성이 없다"=NIM은 이자수익 자산의 단위당 이익률을 뜻한다. 이자수익에는 예대마진과 유가증권 이자이익이 포함되는 반면 유가증권 평가이익이나 매매이익은 빠진다. 결국 예대마진이나 유가증권 이자수익이 높아야 NIM도 높아진다는 얘기다. 국내 은행의 수익은 대부분 예대마진 등에 따른 이자수익에 의존하는 만큼 NIM을 높이기 위해서는 예금금리는 낮추고 대출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NIM 등급이 좋지 않은 평가를 받으면 당국은 곧바로 NIM 개선 방안을 요구하는데 결국 이자를 높이는 수단 이외는 없다"고 말했다. NIM의 엄격한 기준이 결국 기업ㆍ가계의 이자부담을 높이는 악순환의 시발이라는 얘기다.


국제기준으로도 우리나라의 NIM 평가기준은 높다. 우리나라에서는 1등급(우수)을 받기 위해서는 NIM 3.5% 이상이 돼야 한다. 미국의 1등급 기준인 3.53% 수준이다. 감사원은 "미국은 신용대출과 장기고정금리 대출이 대부분이어서 NIM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와는 사정이 다르다는 것이다.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는 1등급 기준이 상당히 낮다. 대만과 캐나다가 각각 2.87% 이상, 2.30% 이상으로 2%대다. 싱가포르나 호주는 1.90% 이상, 1.80% 이상이다. 특히 독일은 0.93% 이상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2등급(3.0%이상) 기준에도 미치지 않는 NIM 등급이 수두룩하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국내은행은 대부분 '취약ㆍ위험'…NIM은 악화될 듯=그렇다 보니 국내 은행들은 2등급 이상의 평가를 받은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3개 은행이 4등급(2.5% 이하ㆍ취약)을 받았고 1개 은행은 5등급(2.0% 미만ㆍ위험)을 받았다. 40조원에 육박한 이자이익을 내는데도 NIM의 등급은 형편없는 셈이다.

더욱이 NIM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실제로 4대 시중은행의 NIM은 금융위기가 발발한 2008년 4ㆍ4분기보다 아래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나은행의 2ㆍ4분기 NIM은 전 분기보다 7bp(1bp=0.01%포인트) 향상됐는데도 1.79%로 가장 낮다. 국민은행은 전 분기보다 4bp 하락한 2.23%(2ㆍ4분기)을 기록했고 아직 2ㆍ4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신한은행(2.09%), 우리은행(2.51%)도 후퇴가 확실시 된다. 우리은행이 상대적으로 NIM이 높지만 수익성이 높은 카드사업부가 아직 은행 안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 전망도 불투명하다. 상반기 NIM이 악화된 데는 ▦은행들 간의 치열한 수신경쟁 ▦금융소비자보호 강화규제 ▦예대율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하반기에는 이러한 악재들 외에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 조작 파문 ▦낮아진 대출수요 ▦적격대출 확대로 인한 주택담보대출 성장 둔화 등이 예정돼 있는 탓이다.

한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CD금리 조작 파문은 금리인하의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반면 산업은행발 수신금리 인하 경쟁은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돼 NIM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은행권의 원화대출금 중 CD 연동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한다.


이철균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