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총리 내정·청와대 개편] 정치·경제·행정 섭렵한 '포스트 JP'… 단숨에 잠재적 대권후보 반열 올라

■ 이완구 내정자는<br>다발성골수종 병마 이겨내고 2013년 재보선서 화려한 재기


'준비된 총리'로 꼽히는 이완구 국무총리 내정자가 앞으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내각을 통할하게 되면 정홍원 현 총리와 달리 '책임총리'의 위상을 일정 부분 부여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지내며 박근혜 대통령과 주파수를 잘 맞춰온데다 당정청에서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소통을 잘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40년간의 공직생활을 거치며 정치는 물론 경제·치안·지방행정 분야까지 섭렵하며 쌓은 내공을 바탕으로 해이해진 공직기강을 바로잡고 국정현안을 적극적으로 챙기겠다는 게 이 내정자의 의지다. 대통령책임제 아래에서 책임총리는 자칫 양측의 충돌로 이어질 우려가 있지만 이 내정자의 경우 박 대통령의 의중을 잘 읽으면서도 대통령과 정권을 위해 입바른 소리를 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책임총리'로서의 위상을 어느 정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여권의 기대다.


이 내정자는 최근 어린이집 학대 파문이 커졌을 때도 즉각 "정부는 전국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하라"고 지시하는 등 준비된 총리로서의 자질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박 대통령의 집권 3년차를 맞아 자칫 당청청 내에서 불협화음이 커질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여권의 접착제 역할을 단단히 해내겠다는 게 그의 의지다. 나아가 야당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여야·언론 등과 전방위적으로 소통하겠다는 것이다. 이 내정자는 "총리가 되면 적극적으로 국정을 챙기고 낮은 자세로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내정자는 그동안 '포스트 JP(김종필 전 국무총리)'로 통할 만큼 충청권의 대표 주자로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해왔다. 아직은 이르지만 총리로서 위상을 높일 경우 여권 내에서 자연스레 잠재적 대선주자로 발돋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내정자는 지난해 5월 여당의 원내대표 경선 당시 친박근혜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투표 없이 추대로 원내대표 자리에 오르는 저력을 보여준 바 있다. 이후 7개월 동안 원내대표로 활동하면서 야당의 원내대표가 교체되는 진통 속에서도 '세월호특별법' 합의를 끌어내며 '뚝심'을 과시했다. 새누리당의 한 친박계 관계자는 "친박에서는 그동안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기대를 걸었으나 경제가 어렵고 최근 연말정산 파동에서 적지 않은 상처를 입어 대타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내정자는 15~16대 의원에 이어 충남지사직 등을 거친 뒤 2012년 4·11 총선을 통해 19대 국회 입성을 노렸으나 그해 1월 다발성골수종 판정을 받고 뜻을 접어야만 했다. 이후 8개월간의 골수이식 수술과 항암치료 끝에 완치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병마를 극복해 2013년 4·24 재보선에서 80%에 가까운 득표율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했다. 행정고시에 합격해(1974년) 기획재정부의 전신인 경제기획원에서 잠시 근무하다 치안 분야로 자리를 옮겨 최연소(31세) 경찰서장과 충남·북지방경찰청장을 지내는 등 공직에서 승승장구했다. LA영사관 주재관 근무 등 해외에서도 7년간 근무하며 국제적 감각도 익혔다.

이 내정자는 그동안 자기관리에 철저해 충남도지사 시절 도청 이전 후보지 일부를 과거 증조부가 사들여 아버지에게 상속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발견하자 친동생의 의사도 묻지 않고 보상금을 국가에 기증하기도 했다. 이 내정자는 "큰아들 혼사를 주변 지인은 물론 비서진에도 알리지 않은 채 치렀을 뿐만 아니라 축의금을 받지 않기 위해 사후에도 알리지 않았다"며 "장모상을 당했을 때는 신문 부고란에 내 이름을 빼도록 해 사돈에게 너무 죄송했다"고 말했다.


고광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