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반도체·LCD업계 내년 시설투자 10조

국내 반도체와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 업체들이 내년에 시설확장에 사상 최대규모인 10조원을 투자할 것으로 파악됐다.이 같은 투자는 오는 2004년말에나 본격적인 반도체 경기 회복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뤄지는 '선(先)투자'형식이어서 경쟁 업체들과 차세대 기술개발을 위한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와 LCD 양 부분에 올해의 4조900억원 수준보다 30~35% 가량 늘어난 5조~6조원 수준을 투자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역대 최대였던 지난 2000년(전체 사업부분 기준 5조2,000억원)보다도 많은 규모다. 주요 투자 대상은 경기도 화성에 건설중인 300㎜ 반도체 팹(일관생산공정)과 충남 천안의 5세대 6라인(1,100x1,300㎜) 구축 등이다. 하이닉스반도체도 내년에 시설 투자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하이닉스는 채권단의 채무재조정이 본격적으로 이뤄짐에 따라 DDR(더블데이터레이트) 분야를 중심으로 업그레이드에 착수, 1조~1조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할 방침이다. 도이체방크의 구조조정안에선 내년 설비투자자금으로 1조1,120억원이 책정돼 있다. 하이닉스는 특히 내년 반도체 경기의 회복 여부에 따라 300㎜ 팹 투자도 본격화할 방침이어서 시설투자금액이 2조원대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중국 둥팡전자에 넘어간 LCD사업부분(하이디스)도 새 주인의 도움을 받아 설비 업그레이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LCD부분에서 치열한 선두각축을 벌이고 있는 LG필립스LCD의 시설투자도 대규모로 진행될 전망이다. LG필립스는 추가 5세대 라인(P5, 1,100?1,250㎜) 증설에 내년말까지 1조4,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확정한 상황이다. 이미 지난 6월부터 클린룸 건설에 들어갔다. 여기에 중국 후공정 모듈공장 등을 포함하면 1조5,000억원을 넘어설 공산이 높다. 지난해 아남반도체를 인수한 동부전자도 0.13마이크론 공정을 중심으로 투자에 나선다. 아직 정확한 설비 투자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적어도 3,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년에는 업종내에 구조조정과 짝짓기 움직임이 어느해 보다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과감한 설비 투자를 통해 후발 업체들의 추격을 확실하게 따돌릴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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