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무명 중소기업 등용문으로 부상한 소셜커머스




# 2012년 3월 중소 화장품업체 '마녀공장'을 운영하던 김현수 사장은 고민에 빠졌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개발한 기능성 화장품을 들고 홈쇼핑과 백화점 문을 두드렸지만 번번이 문전박대를 당했기 때문이다. 판매처를 확보하지 못한 김 대표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소셜커머스 티몬을 찾았다. 이후 고객의 입소문이 꼬리를 물면서 마녀공장은 지난해 티몬에서만 35억원의 매출을 올린 '대박 브랜드'가 됐다.

# 대구에서 막창 전문점을 운영하던 김동근 사장은 작년 5월을 떠올리면 지금도 입가에 웃음꽃이 핀다. 주력으로 내세웠던 막창이 별다른 인기를 얻지 못해 걱정이 쌓여가고 있을 무렵, 곁들이 메뉴였던 떡볶이를 판매하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소셜커머스로부터 받은 것이다. 그 결과 탄생한 '무꼬뭐꼬 떡볶이'는 지난해 45만개가 넘게 팔렸고 2명이었던 직원은 40명으로 불어났다.


소셜커머스가 무명 중소기업의 등용문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판로 확보가 절실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소비자와의 징검다리 역할에서 나아가 체계적인 마케팅까지 지원해주면서 유통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소셜커머스를 통해 판로를 찾은 중소기업 상품이 인기를 모으면서 대박 신화가 곳곳에서 탄생하고 있다. 전자제품 제조업체였던 아이젠트가 간식 시장의 스타로 떠오른 게 대표적이다. 아이젠트는 티몬에 견과류 상품인 '넛츠미'를 판매해 지난해 1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올해는 애완동물용품도 선보여 또 다시 새로운 변신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중소 운동화 제조업체였던 페이퍼플레인은 쿠팡에 운동화를 출시한 뒤 매출이 2배 이상 늘었다. 2개에 불과했던 대리점은 전국에 24개로 늘어났고 대형마트 입점에도 성공했다. 주력 상품도 운동화에서 패션의류으로 넓혀 수익성도 훨씬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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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화장품 제조사였던 바이원코스메틱도 위메프를 만난 뒤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 회사의 '바비니 핸드크림'은 위메프에 출시되자마자 10만개가 완판되는 기염을 토했다. 기술력과 상품성을 충분히 갖췄지만 판매처를 못 구해 소비자에게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설움을 단번에 씻어내린 것이다.

중소기업 상품이 부상하면서 전체 소셜커머스 매출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절반을 넘어 70% 돌파를 앞두고 있다. 2010년 소셜커머스가 국내에 처음 등장했을 당시만 해도 중소기업 비중이 20% 안팎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다.

티몬은 올 들어 매출 상위 100개 상품 중 중소기업 비중이 60%를 넘어섰다. 최근 입점업체가 대폭 늘어난 육아용품의 경우 중소기업 상품이 80%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쿠팡에서도 순위 100위권에 중소기업 브랜드 70~80개가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고 위메프도 중소기업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지 오래다.

소셜커머스에서 중소기업이 잇따라 성공 신화를 쓸 수 있었던 배경엔 제품 자체의 경쟁력 못지 않게 소셜커머스 지원도 크게 작용했다. 단순히 판로만 제공해주는 것이 아니라 전담 인력을 배치해 마케팅과 컨설팅을 적극 지원해주고 있다. 또 목표 달성을 위한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고 실적이 부진하면 소셜커머스업체와 입점업체가 함께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배윤아 티켓몬스터 식품팀장은 "소셜커머스는 우수한 상품과 서비스를 보유하고도 판매 채널이 없어 빛을 못 보는 중소자영업자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시스템을 개선하고 내부 프로세스도 혁신을 도입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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