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2002 유통가]광고산업 도약국내 광고업계는 올해 큰 도약을 이뤄냈다. 총 광고비가 6조원을 넘어서면서 사상 최대의 호황을 구가했다.
올 광고 시장은 지난 6월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등 대형 이벤트 유치와 대선 등을 통해 지난해보다 5조2,990억원 보다 두 자릿수나 신장한 6조2,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업계 선두인 제일기획은 광고업체 최초로 1조원대를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외국광고회사들의 국내 진출도 활발히 전개됐다. 지난 4일 LG애드가 세계 최대의 광고 그룹인 WPP에 매각된 것.
이로써 국내 상위 10개 광고회사 중 제일기획, 대홍기획만이 토종 광고회사로 남게 됐다. 또 총 광고비 중 LG애드를 포함한 외국계 광고회사 점유율이 50%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월드컵ㆍ대선 특수
올 광고시장은 월드컵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월드컵은 'Korea'라는 국가브랜드를 알리는 계기로 작용하면서 브랜드에 대한 관심을 고취시켰다.
이는 건설, 보험, 홈쇼핑 등 직접 소비자들을 상대하는 기업들뿐만 아니라 제철, 자동차 기업들까지도 브랜드 알리기에 나서게 만든 요인이 됐다.
여기에 붉은 악마를 상징하는 붉은 색을 광고에 활용함으로써 붉은 색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고정관념을 없앴다.
대선광고는 크리에이티브의 총집합이었다. 모든 기법과 소재가 총 동원된 이번 대선 광고는 크리에이티브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금 되돌아 보게 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외국사 국내 진출 가속
LG애드가 WPP에 매각됨으로써 국내 10대 광고회사 중 8개가 외국계로 넘어갔다.
광고 취급실적 상위 10위권 회사 중 국내업체로는 1위 제일기획과 4위 대홍기획만 남게 됐다. LG애드, TBWA코리아, 휘닉스컴, 금강기획, 웰컴, BBDO코리아 등 모두 외국계가 대주주다.
이로써 외국계 광고업계의 취급액은 올 전체 광고시장의 절반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올 외국계 광고회사들의 광고취급액은 2조2,300억원으로 LG애드의 예상 취급액인 7,350억원을 합치면 3조원에 육박하게 된다. 이는 올해 전체 광고시장 예상 규모인 6조2,000억원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LG애드의 매각으로 광고업계의 관행이었던 '인하우스 체제'가 해체가 가속화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삼성을 기반으로 한 제일기획과 롯데의 대홍기획만이 인하우스 체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에는 인하우스 체제가 붕괴가 가속화되고, 외국업체들이 공격에 나서면서 국내 업체들과 치열한 시장쟁탈전을 예고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눈에 띄는 일은 김혜자, 고두심 등 장수 모델들이 교체된 것. 지난 55년부터 27년간 제일제당 모델로 활동해 한국 기네스북에까지 오른 김혜자씨와 16년 동안 미원과 청정원의 전속모델로 나선 고두심씨가 바뀌었다.
강창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