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낮 이라크 바그다드 시내에서 차량 자폭 테러가 발생해 수십 명이 숨지거나 다쳤다. 이번 테러는 미 중앙정보국(CIA)과 미 국무부 등 미국 정부 핵심 기관의 이라크 지부 및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 인사들이 입주해 있는 바그다드 호텔을 겨냥한 것이어서 주목된다.AP AFP 로이터 등 외신들에 따르면 폭발물을 실은 차량이 고속으로 바그다드 호텔 쪽으로 돌진하다 이라크 경찰의 제지를 받은 뒤 호텔 앞에 설치된 바리케이드를 들이받고 그 자리에서 폭발했다. 폭발 현장에서 네 블록 떨어진 팔레스타인 호텔에 묵고 있는 각국 취재진은 호텔 유리창이 심하게 흔들릴 정도로 강력한 폭발이었다고 전했다. 콘크리트로 된 바리케이드의 대부분도 폭발로 파괴됐으며 파편이 인근 건물 3층까지 날아갔다.
현장을 통제하고 있는 미군측은 이번 사건으로 자폭 테러범과 6명의 이라크인이 사망하고 10여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로이터 통신은 현지 경찰의 말을 인용해 호텔 앞을 지나던 행인 등 10명 이상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CNN 방송은 7명 이상이 사망하고 40여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아랍 위성방송 알 자지라는 이라크 과도통치위원 1명이 경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폭발은 거리가 인파로 번잡한 시간에 발생했으며 폭발 직후 미군 병력과 장갑차 등이 출동, 현장을 봉쇄하고 부상자 구조작업에 나섰다. 폴 브레머 이라크 주둔 미 최고행정관은 즉각 성명을 발표, 테러범들을 비난했다.
바그다드에서는 앞서 9일 오전에도 경찰서를 노린 차량 폭탄 테러가 발생, 10명이 숨지고 20여명이 부상한 바 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