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리석의 기하학적 변화, 깊은울림

이탈리아 피에트라산타에서 작업하며 유럽을 무대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조각가 박은선의 작품 주재료는 대리석이다. 그의 작품은 대리석이 지닌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성질을 잘 이해해 완벽하에 연마되어 반짝이는 표면부터, 거칠게 연마되어 긁힌 듯한 자국이 그대로 드러난 작품까지 다양한 얼굴로 드러난다. 또한 작가는 대리석을 하나의 덩어리가 아니라 화면에 그리는 점, 선, 면과 같은 조형요소로 보고, 구멍을 파거나 절단한다. 대리석을 절단하고 구멍을 뚫으면서 다시 나무판처럼 다듬고 접착제로 붙여나가는 줄무늬 원기둥의 기하학적 추상성과 두가지 색의 대리석을 병치함으로서 깊은 울림을 준다. 그의 작품은 원기둥이나 원구와 같은 가장 단순한 기하학적인 형태를 반복하여 축적해나가는 구조로 `미니멀 조각`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줄무늬의 수직적 무한기둥과 구체로 나타나는 유기적 형태의 미묘한 변화는 `기하학적 형태의 자기증식`이라는 그만의 독특한 작품의 핵심을 이룬다. 원기둥의 무한성과 생명처럼 증식되는 줄무늬와 구체의 변화는 사물의 본질을 나타내며 최근 작업에서는 여백으로 변하는 공간적 특성이 돋보인다. 또한 줄무늬형태와 균열의 파괴된 형태가 변화된 테크닉으로 하나의 덩어리임을 확인하게 한다. 그리고 대리석 바탕에 고정을 시켰으나 돌아갈 수 있게 해 관람객과의 소통을 원하고 있다. 그의 국내 첫개인전인 1997년 박여숙화랑 초대전에 이어 지난 5일부터 다시 한국에서 갖는 전시에서는 단순한 기둥을 중심형태를 하고 있던 이전작업과는 달리 구(球)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이전의 작품들이 우람한 몸체의 곧게 뻗은 기둥들이 공간을 점유하는데 더 많은 관심을 가졌다면, 이번 출품작들은 자신이 점유하고 있는 공간보다 그 여백의 존재에 더 많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이탈리아 토리노의 칼리나 화랑에서 열린 전시와 베로나의 스윙거 아트 화랑의 전시는 특히 호평을 받아 입지를 더욱 굳힌 그는 유럽미술관과 야외 조각전 등에 꾸준히 초대받고 있으며, 이곳 평론가들의 지원과 컬렉터들의 신뢰를 받고 주문제작도 받고 있는 동양인 인기작가로 꼽힌다. 전시는 20일까지다. (02)544-7393 <박연우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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