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이후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분산투자 효과와 변동성 회피 기능이 시장에서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기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증시가 회복 조짐을 보이며 ETF 투자 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방향성이 안정적 성장세로 돌아설 경우, 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ETF와 실적 개선 업종 ETF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을 추천하고 있다. 우리나라 ETF 시장은 3ㆍ4분기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며 규모가 급격히 증가했다. 10월 25일 현재 증시에 상장된 ETF는 107개 종목으로, 시가총액은 9조7,439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7월 이후에만 1조4,674억원이 늘어나는 등 ETF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주가지수 변동폭의 두 배로 움직이는 레버리지 ETF와 시장 흐름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인버스 ETF의 규모가 크게 늘었다. 3ㆍ4분기말 기준 레버리지 ETF는 시가총액이 1조1,111억원, 인버스 ETF는 6,998억원으로, 이는 2ㆍ4분기말 보다 각각 44.3%, 313.4% 급증한 규모다. 이들의 증가세가 두드러진 것은 변동성이 커지며 이를 활용해 상승장에서는 더 높은 수익을 올리고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달성하는 것이 가능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TF가 기본적으로 분산투자의 성격이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작용했다. ETF는 개별 종목에 투자하지 않고 시장의 지수 움직임을 따르기 때문에 지수에 편입된 여러 종목에 동시에 나눠서 사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개별 종목에 비해 변동성 위험에 덜 노출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특히 ETF는 일반 펀드와 달리 시장에서 매매가 가능하고, 수수료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원자재, 채권, 주식 등 다양한 기초자산을 바탕으로 자신에게 맞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그러나 증시가 안정을 찾는 모습을 보이며 ETF 투자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안정적 성장세로 돌아설 경우 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것을 기본으로 해서 일부 실적 개선 업종 ETF를 보완하는 방법으로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을 추천하고 있다. 사봉하 삼성자산운용 ETF운용 1팀장은 "유럽 이슈 문제로 당분간 변동성 장세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레버리지 ETF나 인버스 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 연구원은 그러나 "시장이 안정성을 찾아간다면 코스피200과 같은 시장 지수나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업종 ETF를 활용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TF의 여러 장점에도 투자를 할 때 몇가지 주의사항이 있다. ETF는 주식처럼 시장에 상장돼 매매가 가능하지만 기본적으로 펀드이기 때문에 추종하는 기초 지수가 있다. 시장 가격이 형성되어 있다 보니 추종 지수와 시장 가격 사이에 괴리가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유동성 공급자(LP)들이 있어 원칙적으로 시장가격은 추종 지수를 따라가게 돼 있다. 투자자는 자신이 투자한 ETF가 어떤 지수를 추종하는지 분명히 이해하고, 기초 지수를 바탕으로 한 기준가도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ETF의 종류가 다양한 만큼 투자자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심재환 한국투신운용 AI운용본부 시스템운용부문장은 "레버리지 ETF나 인버스 ETF 같은 경우 추종 지수보다 두 배의 수익률을 추구하거나 역방향으로 추종하기 때문에 1일 이상이 지날 경우 시장수익률과 추종 지수간에 다소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외 ETF의 경우 환헤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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