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이 1주일 앞으로 다가온 다음달 정기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 및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를 놓고 대격돌을 예고했다.
한나라당은 시급한 민생문제 해결과 경제회복을 위해 추경안과 FTA비준안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추경안의 대폭적인 수정과 FTA 보완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협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양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본격적인 노선경쟁에 돌입할 태세로 주요 정책현안마다 진통이 예상된다.
◇한나라당, "한미FTA비준 반드시 처리"=한나라당은 이번 정기국회를 집권당에 걸맞은 위상과 역할을 찾는 계기로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나라당은 9월 정기국회에서 산적한 민생법안을 조속히 처리해 172석이라는 거대 여당의 힘을 보여주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10월 국정감사에서는 노무현 정부 5년간의 실정에 초점을 맞춰 야당을 압박할 방침이다.
한미FTA 비준안과 부동산세 등 각종세제 개편, 공기업 선진화 방안, 규제개혁 등 4대 쟁점을 강하게 밀어붙여 이명박 정부가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기로 했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25일 기자와 만나 "이번 정기국회에서 한미FTA비준안과 각종세제 개편, 공기업 선진화 방안, 규제개혁 등 국민적 관심사안을 반드시 처리해 집권당으로서의 위상을 보여주겠다"면서 "정기국회에서 4대 쟁점을 성공적으로 처리한다며 이명박 정부가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정기국회 기간에 참여정부 5년간 정책의 실책을 집중 따질 예정이다. 정권 출범 6개월간 국정 난맥으로 수세적 정국상황을 정면 돌파하는 동시에 국정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 "이번 정기국회는 10년 좌파정권과 좌편향적 정책을 바로잡는 계기로 삼겠다"면서 "이번 정기국회를 보수대개혁을 하는 기반을 조성하는 국회, 선진 강국의 틀을 만드는 국회로 만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부 역주행 막겠다"=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언론정책 등과 관련해 "이명박 정부의 역주행을 막겠다"는 각오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정부, 여당이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언론 자유를 말살시키려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정 대표의 발언은 최근 청와대의 언론장악 의혹을 정기국회 최대 이슈로 삼겠다는 것으로 특히 KBS사장 인사개입 논란과 관련한 국정조사 추진 의지를 강력히 피력한 것이다.
정 대표는 또 정기국회의 시급처리 현안으로 꼽히는 추경예산안에 대해서도 "바람직한 추경이 이뤄지도록 우리가 수정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진성준 민주당 원내전략기획실장은 이와 관련 "정부의 추경안을 보면 민생과 거리가 먼 도로 건설사업 등 선심성 지역 SOC(사회기반시설)사업 등에 상당 금액을 쏟아 붇도록 하고 있다"며 "이는 민생고 해결을 위해 추경을 편성하겠다던 당초 취지에 어긋나는 만큼 관련 시정이 돼야 국회 처리에 협조해줄 수 있다는 게 우리 당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이들 쟁점 외에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문제 ▦재벌특혜 중심의 규제 개혁 논란(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법인세 인하 등) ▦공기업 낙하산 인사 및 공공서비스 민영화 의혹 등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최대 쟁점화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