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은행권 해외펀드 판매, 꼭짓점 찍었나

급증세에서 지난달 감소세로 전환..해외주가 급락이 원인<br>전문가들 "성급한 환매보다 장기투자 원칙 충실해야"

올들어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던 은행들의 해외 뮤추얼펀드 판매가 지난달 감소세로 돌아섰다. 전세계 증시 불안이 가시고는 있으나 예전같은 증가세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외환은행의 해외뮤추얼펀드 판매액은 올들어 매달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달 15일 9천965억원을 기록, 지난해말에 비해 3배나 급증했다. 그러나 이후 1조원을 눈앞에 둔 채 감소세로 돌아섰고 지난달 29일 현재 9천819억원으로 2주동안 146억원 줄었다. 국민은행과 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 4개 시중은행의 판매액도 지난 5월말 4조1천800억원으로 지난해말에 비해 2조원 가량 급증한 뒤 지난달말 3조9천800억원으로 한달새 2천억원 가량 줄었다. 지난달 미국 등 해외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며 은행들의 해외펀드 판매도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은행들은 지난달 미국이 금리인상 기조의 종결 가능성을 내비치며 주가 급락세가 멈췄으나 해외펀드 판매가 증가세로 돌아설지 여부에 회의적인 분위기다. 미국이 8월 금리를 인상할 지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한 데다 일본과 중국, 유로권 등에서 금리정책 변화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8월에 미국이 금리인상 중단을 선언할 경우 판매 회복세가 예상되나 예전같은 급격한 증가세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일본이 6년만에 금리인상을 단행할 경우 일본 투자자들의 신흥시장 이탈로 아시아 증시가 다시 휘청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외환은행의 유병창 투자상품팀 차장은 "세계 증시 호조에 따른 높은 수익에 대한 기대 감소와 미국 등의 금리 정책에 대한 부담으로 해외펀드 판매가 감소세로 반전되고 있다"라며 "향후 세계 증시나 경제가 성장하더라도 변동성이 클 것으로 보여 해외펀드 판매도 예전같은 증가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은행권 전문가들은 해외 증시가 조정받더라도 펀드를 급하게 환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양한 상품과 지역이 선택 가능한 해외펀드 특성을 활용해 환매 대신 포트폴리오 변경을 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국민은행의 김재욱 명동PB센터 팀장은 "환매후 재가입때는 1.5%의 선취 수수료와 선물환 계약 등 비용이 만만치 않다"며 "공격적 투자에 나섰던 지난해보다 기대수익률을 낮출 필요는 있지만, 이머징 시장과 실물자산 투자 대신 서유럽 선진국 등으로 투자지역을 다변화해 안정성을 보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가 오르면 펀드에 몰리는 군집행동(herd behavior) 보다는 장기투자의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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