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딸의 특혜채용 논란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서 이명박(MB)정부 3기내각 구성에 변화의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5일 정부의 한 관계자는 “유 장관의 사의 표명에 따른 후임장관 인선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8ㆍ8개각에서 낙마한 총리 인선과 문화체육관광부ㆍ지식경제부 장관 선임 작업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일단 총리 후보자 인선작업의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총리 후보자 선임은 추석 이전에 매듭짓는 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면서 “적임자 물색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대통령이 ‘공정한 사회’를 강조한 상황에서 불거진 유 장관의 ‘불공정 행위’로 후임 총리 도덕적인 기준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최근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확인했든, 우리(정부)가 스스로에게 먼저 공정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는 게 대통령의 뜻”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자진사퇴로 공석이 된 지식경제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대한 후임 인선도 앞당겨질 전망이다. 청와대는 당초 지경부와 문화부 장관을 연말까지 새로 선임하지 않고 현재의 최경환 장관 및 유인촌 장관 체제로 유지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이번 ‘유명환 장관 사태’로 외교 장관이 교체될 경우 동시 교체가 불가피해 보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9월 말 또는 10월초 또 한 차례 ‘미니 개각’이 이뤄지게 된다.
한편 후임 외교장관으로는 김성환(외시 10회)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김 수석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외교2차관을 거쳐 2년여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맡고 있어 주요 외교정책의 맥을 누구보다 훤히 꿰뚫고 있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 출신인 김 수석은 높은 도덕성과 원만한 대인관계를 갖추고 있어 ‘친정’인 외교부 조직내부의 신망이 두텁다. 외교부 관계자는 “그동안 유 장관의 후임으로는 김 수석이 확정적으로 거론돼왔다”고 기류를 전했다.
이 밖에도 이태식(외시 7회) 전 주미대사와 이규형(외시 8회) 전 러시아 대사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유 장관과 동기인 이 대사는 2005년 9월부터 주미 대사에 임명돼 3년이 넘도록 대미관계와 한ㆍ미 FTA(자유무역협정) 추진업무를 관장해왔으며, 이 전 대사는 유엔과장과 국제기구정책관, 주중 대사관 공사, 대변인, 외교2차관을 두루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