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복면의 고수

제9보(101∼122)



강동윤은 입단 직전에 사이버 기단의 무법자로 용명을 떨쳤다. 불승소년(不勝少年)이라는 아이디로 종횡무진 누비고 다녔는데 워낙 막강하여 승률이 95퍼센트를 넘었다. 원래 사이버 기단에는 프로 고단자들도 많이 드나드는 터였으므로 불승소년은 청소년 프로기사 중의 하나일 것이라고 추측되었다. 어쩌면 이세돌일지도 모른다는 얘기도 떠돌았고 또 어쩌면 목진석이나 최철한일지도 모른다는 얘기도 있었다. 그러나 당사자들에게 확인해 본 결과 모두들 자기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도대체 불승소년이 누구일까. 한국기원 주변에서는 그것이 큰 관심사였다. 이렇게 되자 프로 고단자들이 이 복면의 고수에게 대국신청을 하는 일이 많아졌다. 본때를 보여줄 심산이었지만 결과는 예상이 빗나갔다. 프로 고수들이 추풍낙엽으로 패하고 말았던 것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불승 소년은 13세의 연구생 강동윤이었다. 흑9는 실착. 참고도1의 흑1로 먼저 급소를 짚었어야 했다. 그것이면 백은 2,4로 받는 정도인데 나중에 흑A로 공격하는 뒷맛이 남으므로 실전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 백2로 3의 자리에 차단하면 흑B로 끊어 싸운다. 이 싸움은 백이 견딜 수 없다. 백14는 과수. 흑15의 반발을 당하여 큰 손실을 입었다. 이 수로는 참고도2의 백1에 가만히 나가는 것이 최선이었다. 흑이 2,4로 두면 백은 5,7로 가르고 나간다. 중앙의 흑도 엷으므로 이 코스라면 백이 유망한 공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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