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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가 주식을 한 주 샀다. 왜 샀느냐고 물으면 여러 가지 답변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배당을 받기 위해서일 수도 있고, 매매차익을 얻기 위해서일 수도 있다.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한번 행사해보고 싶어서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투자의 전설 워런 버핏이 주식을 사더라도 주식을 왜 샀는지를 얘기하고 사지는 않는다.
기업도 주식을 산다. 개인과 달리 기업은 주식을 왜 샀는지 명확히 얘기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 주식을 취득하면 매도가능금융자산으로 분류하고, 다른 회사에 유의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주식을 취득하면 관계기업주식, 다른 회사를 지배하기 위해 주식을 취득하면 종속기업주식으로 분류해야 한다. 여기서 유의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은 투자한 회사의 경영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을 말하며 지배한다는 것은 투자한 회사의 경영의사결정을 할 힘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일반적으로 한 기업이 다른 회사 지분의 20% 미만을 취득하면 매도가능금융자산으로, 20~50% 미만을 취득하면 관계기업주식, 50%를 초과하면 종속기업주식으로 분류한다.
한 기업이 A사·B사·C사 주식을 각각 100억원에 동시에 취득했다고 하자. 각 사에 대한 지분율 차이로 A사 주식은 매도가능금융자산, B사 주식은 관계기업주식, C사 주식은 종속기업주식으로 분류됐다고 하자. 이 3개사의 주식이 기말에 모두 120억원으로 상승했다면 회사의 재무제표에는 얼마로 표시돼야 할까.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취득한 A사 주식은 120억원으로 표시한다. 다만 20억원의 주식가치 상승분은 미실현이익으로 보아 기타포괄손익으로 표시하므로 당기순이익에는 영향이 없다.
관계기업주식인 B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B사 실적이 투자기업의 연결실적에 그대로 반영된다. 예를 들어 관계기업인 B사의 올해 당기순이익이 200억원이고 B사에 대한 지분율이 30%라면 200억원 이익 중 60억원은 우리 회사의 몫이라는 의미이다. 이 금액은 연결손익계산서에 지분법평가이익으로 표시돼 연결실적에 바로 영향을 미친다.
종속기업인 C사(지분율 80%로 가정)가 동일하게 올해 당기순이익이 200억원이라면 이는 연결실적에 어떻게 반영될까. 종속기업 C사는 연결재무제표에서는 지배기업과 동일하게 나 자신이기 때문에 매출액부터 모든 손익항목이 지배기업 실적과 합해 표시되고, 연결손익계산서 맨 마지막에 비지배지분(C사의 나머지 주주 20%)의 순이익 몫인 40억원을 차감해 표시한다.
다만 연결재무제표에 부가해 작성되는 별도재무제표에서는 관계기업과 종속기업의 주식은 취득원가 또는 공정가치로 측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