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에서 만들어진 제품이 북한 장마당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7일 전했다.
이 방송에 따르면, 황해북도 주민 임모씨는 다니던 기업소에 돈을 찔러주고 출근을 면제받은 뒤 아내와 함께 개성공단에서 흘러나온 남한 기업 생산 제품을 팔아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임씨는 "개성시는 물론이고 개성과 가까운 황해남도ㆍ북도의 대도시 장마당과 상점에 가면 개성공단 물건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북한 상표가 붙어 있지만 누구나 품질을 보면 묻지 않아도 개성공단 물건인 줄 금방 알아차린다다"고 말했다.
임씨는 "개성공단에 취직한 가족이 있는 집안은 그럭저럭 밥 먹고 사는데 큰 걱정이 없다. 공단에서 노임을 다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공장에서 물건을 빼내 팔아 이득을 챙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단둥에서 북한과 의류 임가공 사업을 한 경험이 있는 한 남한 사업가도 "북한에서 임가공 사업을 하면 북한 사람들의 완제품 빼돌리기 관행 때문에 생산품 중 10% 이상의 손실을 각오해야 한다. 개성공단 입주업체라고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무역일로 북한에 자주 드나든다는 조선족 박모씨는 "북한의 장마당에서 공공연히 거래되는 개성공단 물건 중에는 남한 회사에서 사기진작을 위해 선물로 지급한 것도 상당수 있고, 개성공단 북측 간부들이 편의를 봐준다는 명목으로 은밀히 받아낸 물건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씨는 또 개성은 물론 가까운 황해남도ㆍ황해북도 일부 큰 도시에서 여유있게 사는 사람들이 개성공단 물건을 접한 뒤 중국산 물건을 경시하는 풍조가 생겼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9월 북한에 단체관광을 다녀온 중국 국적 조선족 정모씨는 "개성에 갔을 때 세련된 옷차림을 한 멋쟁이 여성들을 보고 놀랐다. 옷과 구두가 너무 좋아서 일행들 사이에서 개성공단 물건일 거라는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