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對北지원 결과가 핵실험…반복돼선 안돼"

러 보로다브킨 외교부 차관

알렉세이 보로다브킨 러시아 외교부 아태담당 차관이 "북한에 1억달러 상당의 연방 예산을 지원했는데 그 결과가 북한의 2차 핵실험"이라며 "이러한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보로다브킨 차관은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한반도 비핵화는 사실상 북한의 비핵화"라며 이 같은 입장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보로다브킨 차관은 "러시아도 한반도의 비핵화에 관심이 있고 중장기적으로 동북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북한과 대화를 진행하고 있지만 북한은 아직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김 장관에게 소개했다. 특히 보로다브킨 차관의 발언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북한의 확실한 비핵화 조치를 일종의 담보로 하고 대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이는 또 '선(先) 비핵화-후(後) 관계 개선'을 강조하고 있는 한국과 미국의 입장에 러시아가 사실상 지지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따라서 앞으로 6자회담 재개 논의 및 회담 재개와 관련한 5자 협의시 한미의 대북 압박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물론 러시아의 대(對)중국 견제 차원의 발언으로 풀이될 소지도 다분하다는 게 외교가의 분석이다. 아울러 김 장관과 보로다브킨 차관은 다음달 열릴 예정인 주요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계기 양국 정상 간 회동에 대해 논의했으며 김 장관은 "정부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 방한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또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한 의지가 행동으로 확인되면 우리는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외에 보로다브킨 차관은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러시아는 한국과 '경제 현대화'에 관한 상세한 협의가 있기를 희망한다"며 김 장관에게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의 취임 축하서한을 전달했다. 이에 김 장관은 이달 말 베트남에서 열릴 '아세안(ASEANㆍ동남아국가연합)+3' 정상회의에서 한ㆍ러 외교장관 회담을 제안했으며 보로다브킨 차관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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