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 자영업자 대책을 둘러싼 정부와 재계간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등 참여정부의 정책기조에 대한 재계의 의구심이 깊어지고 있다.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은 19일 제주 중문 신라호텔에서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열린 최고경영자 과정 강연을 마친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영세 자영업자 대책은 나중에 문제가 조금 발견되긴 했지만 참석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을 뿐 아니라창업자에 대한 컨설팅 제공 등 좋은 내용이 많기 때문에 하나하나 추진할 것"이라며 영세자영업자 대책을 호평했다.
그는 "그동안 대기업 등을 그만두고 나간 많은 사람들이 식당을 열었는 데 제대로 컨설팅이나 받았느냐, 컨설팅이 있었다면 프랜차이즈 정도인데 이것도 제대로 하는 데는 많지 않다"면서 "컨설팅을 해주는 등 국가의 지원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러나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은 다음날인 20일 반시장 정책의 폐해를 거론하면서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영세자영업자 대책'을 거론하며 `코미디중의 코미디'라고 폄하했다.
그는 특히 "세탁소, 미용원 등에 진입장벽을 세우겠다는 것은 그야말로 말이 안되는 얘기"라며 "자영업자들이 경쟁을 해서 망할 곳은 망하고 살아남는 곳은 살아남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영세 자영업자 대책을 놓고 정부와 재계간의 시각이 극명하게 엇갈리는것은 최근 정책기조를 둘러싼 정부와 재계간의 갈등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가 재계에서 일고 있다.
즉 부동산 정책을 비롯, 각종 주요 현안에서 참여정부의 정책이 점차 평균주의화 되면서 반시장경제적 색채가 강화되자 시장경제 원칙 준수를 요구하는 재계와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재계는 정부정책이 갈수록 평균주의적 요소가 강해지는 데 대해 위기감을 느끼고 있으며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시장원칙 준수에 대한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 회장이 20일 예년에 없었던 기업인 대상 특별강연을 마련해 시장경제 원칙준수를 `작심한 듯' 주장한 것도 재계의 이런 움직임의 하나로 평가된다.
박 회장은 이날 강연에서 부동산, 중소기업, 교육, 의료 등 여러 현안을 거론했지만 "우리사회의 주요 문제는 시장경제 원칙을 적용하면 대부분 해결할 수있는데도정부가 이를 무시하고 시장에 반하는 정책을 썼고 그 결과 상황이 나빠지가 더 임시방편적인 반시장정책을 동원하면서 악순환이 계속 되고 있다"는 지적이 강연의 핵심이다.
이에 따라 재계는 앞으로 시장원칙을 내세우는 목소리를 더욱 강조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런 재계의 주장은 오는 27일로 예정된 경제 5단체장 공동선언문에도 담길것으로 보이면서 정부와의 정책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제주 = 연합뉴스) 신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