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27 재보선 지역 중 한 곳인 경기 성남 분당을의 공천을 놓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상반된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거물급 후보군이 넘쳐서 고민이지만 민주당은 이에 맞설 적임자를 찾지 못해 고심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공천심사위원장인 원희룡 사무총장은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공천과 관련, "골치가 좀 아플 것 같다"면서 "여전히 오리무중"이라고 말했다. 분당을에는 후보들이 난립, 벌써부터 공천 후유증이 예상되고 있는 탓이다.
원 사무총장의 '푸념'처럼 분당을 공천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한나라당으로서는 '전략지역'인 분당을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부담감이 커 공천작업이 쉽지 않다. 현재 강재섭 전 대표와 박계동 전 의원이 지난 1월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일찌감치 표밭갈이에 들어간 데 이어 '거물 투입론' 속에 정운찬 전 총리의 이름도 계속 거명되고 있다. 여기에 전문성과 참신성을 갖춘 조윤선ㆍ정옥임ㆍ배은희 의원 등 비례대표 여성 의원들도 '다크호스'로 부각되고 있다.
반면 아직 후보 윤곽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민주당은 선거일정이 다가올수록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에서 '총리급 후보벨트' 시나리오까지 나오는 점도 민주당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현재 김병욱ㆍ김종우 예비후보 외에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 이계안 전 의원 등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한나라당과 맞상대를 하기에는 체급이 맞지 않고 경쟁력도 밀린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손학규 대표가 최근 "분당을은 천천히 찾아보자"고 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더구나 분당을은 한나라당 당세가 강하고 지역 유권자들도 거물급 인사를 선호하는 분위기인 만큼 시간을 갖고 필승카드를 찾자는 의미다. 이에 따라 손 대표는 최근 여러 인사들을 만나 분당을 출마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핵심당직자는 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분당을은 경력ㆍ지명도가 있는 거물급 인사가 나가지 않는 한 어려운 면이 있다"며 "대략 이달 초까지는 인물을 찾는 작업이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본인의 거듭된 반대의사 표명에도 '손학규 차출론'도 계속 나오고 있다. 이는 그만큼 마땅한 인물을 찾기 어려운 사정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