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이 최근 상장지수펀드(ETF)시장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2위로 올라서는 등 ETF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은 27일 자사의 '타이거(TIGER) ETF'의 순자산 총액이 1조원을 돌파해 순자산 기준 업계 2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6일 기준 미래맵스운용의 TIGER ETF는 모두 32개로 순자산 총액은 1조351억원에 달했다. 올 들어 16개 ETF를 새롭게 출시한데다 기존 ETF에도 자금 유입이 이어지면서 순자산 총액이 4,535억원이나 늘어난 것이다. 반면 지난 2002년 10월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KOSEF200ETF 출시 이후 10년 가까이 2위 자리를 지켜왔던 우리자산운용은 순자산 규모 9,674억원(펀드 수 12개)으로 업계 3위로 밀려났다. 2006년 6월 은행∙반도체 등 섹터 ETF를 출시하며 ETF시장에 진출, 비교적 후발주자에 속했던 미래맵스운용이 올 들어 급성장하고 있는 것은 주요 ETF의 보수를 크게 낮췄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래맵스운용은 지난달 18일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TIGER200ETF'의 총보수를 기존 연 0.34%에서 다른 운용사들의 절반 수준인 연 0.15%로 0.19%포인트 인하했다. 이후 이달 26일까지 이 ETF로 새로 들어온 자금은 1,802억원에 달했다. 미래맵스운용 측은 보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기관투자가들의 자금이 몰리면서 신규 유입 자금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처럼 보수 인하가 효과를 거두자 이 자산운용사는 이달 9일 삼성그룹∙현대차∙LG그룹 등 3개 그룹주 ETF의 총보수도 0.40%에서 0.27%로 인하했다. 대량의 신규 펀드 출시 전략도 한몫했다. 올 들어 농산물 ETF, 원유선물 ETF 등 16개 ETF를 한꺼번에 출시하면서 맵스운용은 펀드 수 기준으로 업계 1위에 올랐다. 순자산 규모 3조9,275억원으로 시장점유율 1위인 삼성자산운용(펀드 수 22개)보다도 10개가 많다. 맵스운용의 한 관계자는 "일부 주식형 ETF는 기존 상품들과 중복된다는 평가도 있지만 이머징마켓 주식에 투자하는 해외주식형 ETF나 원자재 ETF 등을 새롭게 선보여 풍부한 상품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며 "TIGER ETF만으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짤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ETF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것은 중위권 운용사들도 마찬가지. 올 초까지만 해도 4위를 지켰던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달 15일 'KStar우량회사채ETF' 등 3개의 ETF를 한꺼번에 상장시킨 KB자산운용에 자리를 밀린 데 이어 최근에는 교보악사자산운용에도 뒤지는 수모를 당했다. 교보악사는 지난달 말 코스피100지수를 추종하는 '파워K100ETF'를 출시하며 ETF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와 관련,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펀드시장 위축에도 ETF시장이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대형 운용사부터 중소형 운용사들까지 시장 쟁탈전에 나서고 있다"며 "당분간 신규 상품 출시나 수수료 인하 등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ETF시장 공략에 나서는 운용사들이 늘면서 지각변동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