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괄목상대해야 할 북한 축구

이광종호 이어 홍명보호도 패배, 미래의 라이벌 급부상

북한 축구의 급성장세가 무섭다. ‘아시아 맹주’를 자처해 온 한국 축구가 거푸 북한에 고배를 들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은 8일 열린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북한에 0-1로 패했다. ‘한국 축구의 꿈나무’들이 북한에 2연패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청소년 대표팀(19세 이하)도 지난달 중국에서 열린 2010 아시아 청소년축구선수권 준결승에서 북한에 0-2로 완패했다.‘홍명보호’가 설욕을 노렸지만 전반 허용한 선제골을 만회하지 못하며 주저 앉았다. 청소년 대표팀의 성적이 성인 대표팀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아시아 청소년선수권과 아시안게임 모두 연령대 별 최고의 선수들이 나섰다고 볼 수도 없다. 아시아청소년 선수권에는 석현준(19ㆍ아약스 암스테르담), 손흥민(18ㆍ쾰른), 남태희(19ㆍ발랭시엔) 등 일찌감치 유럽으로 나선 유망주들이 출전하지 않았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는 기성용(21ㆍ셀틱)의 차출이 불발됐고 ‘와일드 카드’ 박주영(25ㆍAS 모나코)이 팀 일정 탓에 북한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러나 북한 축구를 더 이상 ‘우물 안 개구리’ 취급할 수 없음은 분명해졌다. 자국 리그 저변이 취약해 각급 대표팀이 장기간 소집 훈련을 치르는 것은 아시아권 국제 대회에서오히려 강점으로 발현되고 있다. 북한 남자 대표팀은 각급 연령대를 불문하고 최근 아시아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2004년 16세 이하 선수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2006년과 2010년 19세 이하 선수권에서 거푸 우승컵을 차지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등 중동의 축구 강호를 제치고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내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다. 흔히 북한은 수비에 중점을 두고 역습으로 골을 노리는 고답적인 전술을 반복하는 것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북한 축구는 변하고 있다. 홍 감독은 아시안게임에 나서기에 앞서 “아시아청소년선수권에서 본 북한은 내가 아는 ‘북한 축구’를 구사하지 않았다”고 놀라움을 표시하며 북한을 경계했다. 홍 감독의 우려는 현실로 이어졌다. ‘홍명보호’가 북한에 패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적정에 어두웠다는데 있다. 북한 축구는 더 이상 ‘뻔하지’ 않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북한을 8강전에서 만나 3-0으로 완파했다. 4년이 지난 후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지며 부담을 안게 됐다. 경적필패라고 했다. 북한을 대등한 상대로 다시 봐야 한다. /스포츠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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