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거침없는 상승을 이어가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연내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을 속속 내놓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 시기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면 일시적인 조정이 찾아올 수 있지만 글로벌 유동성의 확대, 기업실적 개선, 저금리 환경 등 우호적인 여건을 감안할 때 국내 증시가 상승랠리를 지속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12일 NH투자·삼성·한국투자 등 주요 10개 증권사의 코스피 예상 밴드를 집계한 결과 코스피 상단 전망치로 2,150∼2,250이 제시됐다. 대신증권(003540)·이베스트투자증권·교보증권(030610) 등 세 곳은 코스피가 연내 최고 2,250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2012년 이후 이어져온 박스권의 상단(2,100)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일 뿐 아니라 2011년 5월2일에 기록한 역사적 고점(2,228.96)보다도 20포인트가량 높은 수준이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수년간 박스권 장세가 이어졌지만 이번에는 저금리와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 등으로 인해 일부 조정이 나타나도 다시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지금 유동성 랠리가 진행 중인 것은 분명하다"며 "지수가 단기적으로 조정 받을 수는 있지만 현재 수준보다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저유가·저금리 환경이 고성장주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며 "1980년대의 성장을 견인한 것이 정보기술(IT)과 자동차였다면 지금은 IT와 화장품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하나대투증권은 코스피 상단 전망치로 2,200을 내놓았다. 한국투자증권은 "코스피가 1·4분기 동안 쉬지 않고 상승한 만큼 2·4분기 중 숨 고르기가 진행될 가능성은 있다"며 "다만 연간으로 볼 때 코스피의 우상향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NH투자증권(005940)은 코스피 상단 전망치로 2,180을, 삼성증권(016360)은 2,150을 각각 제시했다.
현대증권(003450)과 KDB대우증권은 최근 장세의 변동으로 코스피 밴드 조정에 나섰다. KDB대우증권의 경우 지난해 연말에 내놓은 상단 전망치(2,050)가 이미 코스피보다 낮아진 상태다. KDB대우증권의 한 관계자는 "곧 밴드 수정치를 낼 계획"이라며 "코스피가 당사 밴드 상단마저도 뚫은 상태라 전망 변경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현대증권도 지수 전망치를 수정할 예정이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말 올해 연간 코스피 밴드를 1,850~2,150으로 제시했으나 최근 지수가 급변함에 따라 여러 변수를 고려해 수치를 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윤남 리서치센터장은 "지수가 단기적으로 조정을 거치더라도 현재 수준보다는 상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올해는 투자하기 편한 환경"이라며 "미국 금리 인상 논란과 6월 증시 가격제한폭 확대 시행을 앞두고 상승세가 주춤해지더라도 하반기에 2011년 전고점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