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계획보다 빨리 지상군을 투입한 것은 전쟁의 조기 종결과 이라크군에 대한 심리적 압박을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미 유력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는 20일 미군 지도부가 당초 21일 밤 (현지시각 기준) 야음을 틈타 국경을 넘으려 했으나 갑작스럽게 계획을 24시간 앞당겼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사담 후세인과 그 측근들의 소재가 어느 정도 파악된 가운데 재빨리 이들을 체포하기 위해 작전을 서두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지난 91년 이라크전에서는 후세인 대통령의 소재를 정확히 알지 못해 무려 39일간의 공중전과 100일간의 지상전을 벌였다. 이와 함께 지난 2001년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도 공중 폭격에 집중하다가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을 놓친 경험이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후세인이 새로운 은신처로 이동하기 전 그를 체포하고 전쟁을 마무리하기 위해 바그다드 진격을 서두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첫 공습이 시작된 후 15시간 뒤 전격적으로 지상군을 투입하는 압박전술을 통해 이라크군의 공포감을 확산시키자는 의도도 깔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현재 미국은 이번 전쟁의 인명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감에 시달리고 있다. 인명피해가 커질 경우 전세계 반전 여론이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 이에 따라 이라크 병사들이 심리적 공포감을 느껴 미군에 투항하도록 하기 위해 대규모 지상군을 조기에 투입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빠른 시일 내에 유정을 확보해야 한다는 조급함도 조기 진격의 또 다른 요인이었던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지금까지 후세인은 5개에 달하는 유정을 파괴한 것으로 알려졌다. 빠른 시간 안에 주요 유정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후세인의 유정 파괴는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국제 경제가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장순욱기자 swcha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