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행정수도 건설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일단 국회 안으로 수렴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5일 신행정수도 건설에 따른 제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국회에 특위를 구성하고 각계의 폭 넓은 의견 수렴을 위한 ‘국민대토론회’ 개최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방안에서는 여야간의 의견차가 워낙 커 성사되기엔 적잖은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열린우리당 김한길 신행정수도대책특위 위원장은 이날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신행정수도 건설 문제에 대한 국민 의견을 폭 넓게 청취하기 위해 ‘신행정수도 국민대토론회’(가칭)를 개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당 이종걸 수석원내부대표도 “한나라당이 신행정수도 건설의 원점 재검토를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니라면 국회내 특위에서 논의하고 이를 위한 국민대토론회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수석부대표는 또 “천정배 원내대표가 일본에서 귀국하면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를 만나 행정수도 문제와 다른 현안들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여야 원내대표 회담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오는 11일로 예정된 정부의 행정수도 이전 최종후보지 선정 방침을 보류할 것을 공식 촉구하는 한편 원점 재검토를 조건으로 하지 않고 국회내 특위를 설치해 검증하자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표는 “11일 행정수도 이전 최종 후보지 선정은 국민의 합의를 얻지 않았기 때문에 보류돼야 한다”고 말했으며 김덕룡 원내대표도 “행정수도 이전 최종 후보지 선정은 보류하고 국회를 통해 의견 수렴을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행정수도 이전이나 반대를 전제하지 않고 특위를 설치한 후 철저한 검증을 통해 수도이전을 결정하자는 게 원래 당론”이라며 “수도이전 검증을 위한 국민대토론회에 찬성하지만, 국회내 특위를 먼저 구성해 특위 주최로 토론회를 열어야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야는 국회내 특위와 국민대토론회 개최 필요성에 원칙적으로 공감하고 있지만 내용에서는 상당한 의견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우리당은 11일 최종후보지 선정 등 행정부의 행정수도 이전사업 추진을 진행하면서 문제점을 점검하자는 입장인 반면 한나라당은 행정부의 일방적 독주 중단은 물론 따로 조건을 달지 않은 특위 구성을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