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숲 치유기지로 거듭나다] <1> 일본 고야산 천년의 숲

울창한 삼나무 숲… 테라피 로드… 걷다 보면 스트레스가 싹 <BR>1200년전 전통 걷기 등 불교와 어우러진 치유법 인기 <BR>개인·기업들이 만들어놓은 40만개 돌조형물도 인상적

고야산 천년의 숲 치유기지를 방문한 젊은 20대 여성들이 직경 3m가 넘는 삼나무를 끌어안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고야초=윤평구기자



[숲 치유기지로 거듭나다] 일본 고야산 천년의 숲 울창한 삼나무 숲… 테라피 로드… 걷다 보면 스트레스가 싹 1200년전 전통 걷기 등 불교와 어우러진 치유법 인기 개인·기업들이 만들어놓은 40만개 돌조형물도 인상적 고야초=박희윤기자 hypark@sed.co.kr 고야산 천년의 숲 치유기지를 방문한 젊은 20대 여성들이 직경 3m가 넘는 삼나무를 끌어안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고야초=윤평구기자 산업화ㆍ도시화가 진행된 후 사람은 보다 편리한 환경 속에서 삶을 영위하게 된 반면 환경오염에 따른 각종 질환과 사회적 스트레스도 커졌다. 과거에는 별로 없던 아토피ㆍ우울증ㆍ스트레스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건강자원으로 숲의 치유효과가 새롭게 주목 받고 있다. 독일ㆍ스위스ㆍ일본 등 산림 강국들은 오래 전부터 숲을 활용해 국민건강 증진을 도모하고 있다. 선진국들의 숲 치유기지는 물론 국내에 조성돼 있는 숲 치유기지와 치유 프로그램 등을 심층 취재해 치유기지로 거듭나고 있는 숲의 새로운 가치를 조명해본다. 일본 오사카 인근 와카야마현 이토군 고야초 소재 고야산 천년의 숲은 지난 2007년 일본산림테라피협회로부터 산림테라피기지 인증을 획득한 후 산림치유를 위해 찾는 이들의 발길이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 고야산은 1,200년 전 홍법대사에 의해 시작된 진언밀교(불교의 일파)의 수행도장이자 이후 고야산 진언종의 총본산이 들어선 곳이다. 이 지역은 사찰이 많고 숲과 자연환경이 잘 보존돼 있어 2004년 세계유산으로 등록됐다. ◇천년의 숲, 2007년 테라피기지로 지정=고야초 지자체는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천년의 숲을 적극 활용하기로 하고 산림테라피기지 인증을 추진했다. 전형적인 관광지인 고야초에 테라피기지라는 새로운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지역의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자 했다. 지자체와 지역민들은 '깨달음의 숲 만들기 추진위원회'를 구성, 테라피기지 인증작업을 추진해 2007년 테라피기지로 지정됐다. 천년의 숲 치유기지는 해발 500~1,000m에 자리잡고 있으며 대표적 수종은 편백나무ㆍ삼나무ㆍ적송ㆍ단풍나무 등이다. 특히 직경이 2m가 넘는 수령 250~500년의 삼나무가 1,000그루 이상 밀집돼 있을 뿐만 아니라 삼나무의 종자나무 720그루도 따로 관리되고 있어 그야말로 울창한 숲을 자랑한다. 또 치유기지 내에는 기업 및 개인들이 설치해놓은 돌조형물 40만개가 고풍스러운 정취를 더해주고 있다. 천년의 숲 테라피기지에는 단ㆍ중ㆍ장거리로 구분된 8개의 테라피 로드가 있다. 고야산 초세키도 타이조카이 루트를 비롯해 고야산 곤고카이 루트, 쇼핸로 루트, 뇨인도 루트, 후도사카 루트, 고야산 고야마키 식물군락보호림 루트, 덴주쿠산슈유 루트, 엔쓰지 루트 등이 그것이다. 돌 조형물이 즐비한 루트를 비롯해 고야산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루트 등 다양하다. ◇불교와 어우러진 치유 프로그램 인기=고야산 천년의 숲 테라피기지는 역사ㆍ전통ㆍ문화ㆍ자연ㆍ종교가 어우러진 테라피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 중이다. 이곳 테라피의 특징은 무엇보다 1,200년 전통의 걷기다. 몸과 마음을 정화하기 위해 1,200년전 홍법대사가 걸었던 길을 다시 한번 걷도록 하는 것으로 보행을 하나의 수도라고 생각하며 심신을 정화하는 치유법이다. 천년의 숲 테라피기지 치유 프로그램의 또 하나의 특징은 이곳 52개 사찰과 연계돼 진행된다는 점이다. 치유객들은 절에서 숙박을 하고 스님과 함께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절은 치유객들에게 정진요리(수행요리)로 식사를 제공하고 경내에서 스님과 함께 수행에 나서기도 한다. 테라피로드 체험은 아침 식사 후 진행돼 피톤치드가 가장 많은 시간에 숲을 걸을 수 있도록 돼 있다. 흐르는 물에 손과 발을 담그고 안정을 취하는 청류 프로그램도 진행되며 나무 안기, 소리 듣기, 숲 속의 색 즐기기, 숲의 냄새 즐기기, 불경낭독, 명상 등의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세계유산인 돌 조형물이 가득한 수백년된 숲길을 맘껏 즐기도록 하는 시간도 부여한다. 천년의 숲 테라피기지 내에서 활동 중인 테라피 가이드는 15명. 지자체 교육과 필기시험을 거쳐 일본테라피협회 실기시험을 통과했다. 10명을 기준으로 5시간 테라피를 할 경우 1만2,000엔 정도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중식은 별도다. 시모지 노조미(22)씨는 "오사카에서 하루 일정으로 친구와 함께 왔는데 울창한 나무 길을 걸다 보니 스트레스가 말끔히 해소된 것 같다. 마음을 깨끗이 하고 좋은 마음을 갖게 됐다"고 테라피기지 방문 소감을 밝혔다. ◇고야초는=해발 900m에 자리 잡은 고야초는 전체 면적이 8㎢ 정도로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분지지역이다. 19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절과 스님만 있던 곳이었으나 100여년 전부터 일반인이 들어와 살기 시작했고 현재 인구는 4,000명 정도다. 인구의 90% 정도가 관광과 관련된 일에 종사하고 있다. 절을 방문하는 연간 관광객이 22만7,000명에 달하는데 이들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숙박, 음식점, 기념품 제작 및 판매 등의 일을 주로 하고 있다. 고야초 관광정보센터장 겸 관광진흥계장인 도시키 자하라(46)씨는 "고야산 천년의 숲 테라피기지만의 차별화 차원에서 고야산 1,200년의 수행역사ㆍ문화ㆍ종교를 좀 더 치유 프로그램으로 통합할 필요성이 있다"며 "아직 치유객이 많이 오지 않지만 향후 더 알려지면 오사카 등지로부터 치유객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라피 기지 활성화하려면 기업들 적극 참여해야" ■ 인터뷰 도시키 자하라 관광정보센터장 "고야산 천년의 숲 테라피기지의 대표적 치유법은 걷는 것을 통한 깨달음입니다. 500년 이상 된 삼나무가 즐비한 숲을 걸으며 마음의 수행과 함께 건강을 증진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고야초 관광정보센터장 겸 관광진흥계장인 도시키 자하라(사진)씨는 "일본의 다른 어느 곳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세계유산 및 나무와 숲 등 귀중한 산림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며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갖춘 대표적 테라피기지로 육성해 일본인들이 보다 많이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림테라피기지 등록을 제안하고 '깨달음의 숲 만들기 실행위원회'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담당한 바 있는 도시키씨는 "천년의 숲 테라피기지는 사찰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에 부족한 점이 있다"며 "현재 15명 정도인 테라피 가이드를 보다 많이 육성해 치유객이 고급 치유 프로그램을 언제든 체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천년의 숲 테라피기지가 보다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개인 치유객 외에 기업의 단체참가가 요구된다"며 "고야초 사찰과 연계를 맺고 있는 기업들이 사원복지 향상의 일환으로 천년의 숲에서 치유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시키씨는 "수령 250~500년, 직경 2m가 넘는 나무 1,000여그루가 밀집해 있고 각양각색의 돌 조형물들이 자리잡은 천년의 숲을 한번 방문하면 감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도시민들이 이곳에서 마음의 평안과 함께 맑은 공기를 맘껏 호흡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본 기획은 복권기금(산림청 녹색자금)의 지원으로 제작됐습니다. 이럴수가! 세상에 이런일이…요지경 세상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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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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