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KOTRA맨이 들려주는 글로벌 스토리] <14> 케냐 취업비자 '귀하신 몸'

신정부 현지인 고용확대 정책 강화

수십년 체류 외국인도 갱신 어려워


케냐 정부는 올해부터 외국인의 취업비자 심사를 강화할 예정입니다. 예를 들어 외국인 취업비자를 신청할 때 취업자의 직무를 2년 안에 습득해 대체할 수 있는 케냐인을 지정해야 하며 2년까지 비자 연장이 가능하지만 그 이후는 재갱신이 어렵게 됐습니다. 외국인투자가의 투자조건도 최소 투자인정금액을 10만달러에서 60만달러(케냐 현지화로 5,000만실링)로 인상했습니다. 케냐 방문 관광비자 역시 올해부터는 3개월 이후의 추가연장이 어렵게 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요즘 케냐에서는 한 영국 여성의 사례가 화제입니다. 언론인이자 인권운동가인 이 영국인은 지난 1988년 케냐로 이주, 인폼액션(Inform Action)이라는 비정부단체를 설립해 농촌의 인권 신장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나이로비 지역구 의원과 결혼까지 했지만 이런 그녀조차 지난해 말 비자 갱신을 거절당했습니다. 케냐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비자 갱신이 3~6개월 넘게 지연되는 바람에 고충이 크지만 속수무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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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는 지난해 4월 우후루 신정부가 출범하면서 개혁과 경제발전을 향한 희망에 부풀어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재정적자 축소, 세수확대, 케냐인 고용 확대정책이 확대되면서 케냐의 서민들은 오히려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현지 여론조사기관인 IPSOS에 따르면 국민의 절반 이상이 1년 전에 비해 살기가 더 힘들어졌다고 평가했고 올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케냐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몸바사~나이로비 철도 복선화, 라무항 종합개발, 전력생산량 증대 등 인프라 개발사업도 재정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이 때문에 세금 부과가 크게 늘었습니다. 지난해 7월부터 철도개발세를 신설해 모든 수입품에 1.5%의 세금을 부과하고 있으며 부가세 적용품목도 400항목 이상으로 확대됐습니다. 올해는 사회보장세도 200% 인상할 예정입니다.

케냐 정부는 외국인의 취업비자 갱신요건 강화 등이 외국인의 투자나 체류를 제한할 목적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가 정부의 세금 확대, 국민 고용 확대조치 등과 맞물려 결국 외국인 투자나 내수의 위축, 서민 물가상승으로 확대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케냐 경제활성화보다는 투자위축으로 인한 경기침체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케냐에 진출했거나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들은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을 면밀히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윤구 나이로비무역관 조사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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