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코스닥, 소액주주 ‘진퇴양난’

감자 후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17일 룸앤데코는 주식 수를 90%로 줄인 후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48억원을 조달하겠다고 공시했다. 이날 하한가 잔량만 69만주가 쌓인 채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 투자자들은 주식을 팔지도 못했다. 룸앤데코는 지난해 6월 코스닥에 등록한 후 6개월 만에 증자를 하고 양진석디자인과 흡수합병 했지만, 결국 부실이 커져 1년 반 만에 감자를 하게 됐다. 이에 앞서 일륭텔레시스는 지난 12일 90% 감자를 하고 주주공모를 통해 50억원의 운영자금을 마련하겠다고 공시했다. 이후 대량 매물이 쏟아지면서 주가는 거래없이 사흘연속 하한가를 기록, 130원대까지 급락했다. 일륭텔레시스는 올들어 4번의 3자 배정유상증자를 통해 2,880만주를 발행, 총 발행주식 수를 723만주에서 3,603만주로 5배 이상 늘렸다. 물량이 급증하면서 주가는 1,300원에서 130원으로 10분의1 토막났다. 고려전기는 감자 후 일반공모를 통해 20억원을 조달했지만, 감자 후 7거래일 만에 주가가 반토막났다. 소액주주들은 감자결의로 매물이 쏟아져 주식을 팔지도 못하고, 막상 유상증자에 참여해도 신주물량 때문에 감자 후 주가가 급락하는 진퇴양난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또 올들어 감자를 결의한 35개 기업 중 차별감자를 실시한 기업은 불과 3곳에 불과해, 경영은 최대주주가 하고 책임은 소액주주도 같이 떠 안는 불공평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한 투자자문사 펀드매니저는 “회사의 누적손실이 커서 감자를 한 후 부실경영에 책임이 없는 소액주주들에게 다시 돈을 내놓으라고 하는 것은 대주주의 횡포”라며 “감자기업은 매물이 쌓여 주식을 팔 수도 없는 상황임을 감안해 자본조달 능력이 없는 대주주는 차등감자 또는 감자를 못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승호기자 derrid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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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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