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입찰마감 14분 지각 때문에…"

골든브릿지, 아이엠투자증권 인수 물거품

반년 가까이 공들인 작업 황당한 이유로 무산돼 '멘붕'

0.1초 차이로 울고 웃는 여의도 바닥에서 황당무계한 일이 벌어졌다. 바로 입찰 지각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골든브릿지증권(001290)은 아이엠투자증권 인수를 위한 최종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으나 제출 시각이 마감 시한을 넘긴 탓에 제안서가 무효 처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반년 가까이 공을 들인 인수작업이 물거품이 된 이유는 황당하게도 지각이다.

전날 오후5시 예금보험공사와 매각 주관사인 신한금융투자 컨소시엄은 아이엠투자증권 인수 관련 본입찰을 마감했다. 골든브릿지증권은 오후4시 주관사에 "입찰에 참여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실무자는 오후4시20분께 입찰 제안서가 담긴 서류가방을 들고 서울 서대문 인근의 본사를 나섰다. 제안서를 받는 곳은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지하철을 이용해도 30분 안에 이동할 수 있는 구간이다.


하지만 입찰 제안서가 여의도에 당도한 시각은 5시14분이었다. 무려 45분 이상이 걸린 셈이다. 골든브릿지가 자체적으로 파악한 결과 제안서를 들고 간 직원이 타고 간 택시가 길이 막혀 다소 늦었고 급하게 택시에서 내리다 중요한 서류를 두고 내려 다시 택시를 부르는 바람에 시간이 지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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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사태임을 직감한 경영진은 예금보험공사 쪽에 "조금 늦을 수도 있다"고 사전 연락을 취했으나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예보 측 관계자는 "인수 의향자를 대상으로 사전에 돌린 입찰 레터에 마감 시한을 넘긴 제안서는 접수가 불가하다고 분명히 명시를 해뒀다"며 "제 시간에 접수한 경쟁사의 입장도 있는 만큼 예외를 둘 수 없다"고 단호하게 잘랐다. 제안서를 제출한 쪽이 예보 쪽에 강하게 항의했다는 '설'도 흘러 나온다.

골든브릿지증권 쪽은 그야말로 '멘붕' 상태다. 문구상 골든브릿지증권 대표는 "반년 가까운 시간 공을 들인 아이엠투자증권 인수 작업이 다소 황당한 이유로 물거품이 돼버리니 허탈할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중소형 증권사의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하겠다며 아이엠투자증권 인수에 강력한 의지를 피력해 온 골든브릿지증권이 돌발변수에 고꾸라지면서 인수전은 메리츠종금증권과 사모펀드(PEF)인 소미인베스트먼트의 2파전 양상으로 흘러갈 것으로 전망된다. 두 곳 모두 이날 공시를 통해 아이엠투자증권 인수를 위한 최종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한편 메리츠종금증권은 아이엠투자증권 인수 기대감에 오전 장중 한때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서며 전날보다 15원(0.57%) 하락한 2,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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