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경원 과장급 인사/“기획원·재무부시절 회귀”

◎「화학적 융합」 원칙 실종… 거의 “고향” 복귀/금융정책실 인사 옛날 이재국 부활한 듯『무지개 떡(재경원)은 사라지고 흰떡(기획원)과 시루떡(재무부)으로 다시 분리됐다.』 지난 20일 실시된 재경원의 과장급인사에서 구경제기획원과 구재무부 출신의 화학적 융합을 위해 출신별로 양쪽 실국에 안배하는 인사원칙이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그동안 견제의 대상으로 지목돼 각 실국에 흩어져 있던 재무부 이재국 핵심멤버들이 고향인 금융정책실로 속속 복귀, 마치 이재국이 부활한 인상을 준다는 지적을 받을 정도다. 이같은 인사내용이 발표되자 재경원 일각에서는 금융개혁위원회 출범과 최근의 급박한 금융환경변화에 대응 재경원측이 과장급 인사를 통해 「조용한 응수」를 시도한 게 아니냐는 촌평이 나오고 있다. 인사의 구체적 내용은 예산실(교육문화예산담당관)에 나가있던 진영욱과장이 국제금융담당관, 실명단(세제실)에 파견됐던 김석동 과장이 외화자금과장, 장관비서관인 최중경 과장이 금융협력담당관으로 각각 금융실에 복귀했다. 또 청와대 파견이 예정된 권태신 증권제도담당관의 후임으로 경기고출신 임창렬 차관이 이재국장시절 부실기업처리를 함께 담당했던 금융실 출신의 동문 L모과장이 내정돼 있다. 이들은 구재무부 금융실 출신일 뿐 아니라 이재국의 통화계장 등 핵심요직을 독점한 경기고 라인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경기고 출신 금융실과장은 김규복 금융정책과장, 이종구 금융제도과장, 김경호 증권업무담당관 등 3명에서 이번 인사를 통해 금융정책실 과장정원 12명중 과반수를 넘는 7명(L모과장포함)으로 늘어났으며 대부분 구 재무부 이재국의 통화계장이나 총괄계장을 번갈아 주고받은 사이다. 지난 연말 있은 국장급 인사때도 기획원출신인 이윤재 당시 은행보험심의관이 경제정책국장을 맡아 고향으로 돌아갔고 이재국 핵심멤버로 부실기업정리를 담당한 김우석 주일재무관이 국제금융증권심의관으로 입성한바 있다. 이에 대해 재경원은 위기관리를 위해 전문성을 고려한 인사를 펴다보니 불가피 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국제수지 문제 등에 적극 대처하고 대외개방에 따른 금융산업개편을 부작용없이 추진하기 위해 금융실의 인적구성을 일할 수 있는 인물로 채우는 것이 절실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재경원출범 이후 2년이 넘도록 구기획원출신과 재무부출신간의 업무스타일과 문화적 이질성이 극복되지 못해 한지붕 두가족을 면치 못했다는 지적은 여전한 실정이다.<최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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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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