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식품그룹 사업다각화 “바람”

◎정보통신·영상서 유통·레저까지 속속진출/일부선 구조조정·주력업종 바꾸기 승부수「식품그룹」의 변신이 눈부시다. 최근 극심한 불황기를 맞아 재계 전반이 감원과 경비절감 등으로 움츠려들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식품업계는 다각화와 구조조정의 열기로 넘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산, 해태, 진로, 미원그룹을 비롯, 최근 그룹화를 선언한 제일제당, 동원 등 식품그룹들은 기존의 식품위주에서 벗어나 정보통신, 유통, 외식, 레저, 영상, 전자분야로 경쟁적인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로 창업 1백년을 맞은 두산의 새목표는 미래형 사업을 영위하는 공격형 그룹이다. 두산은 이같은 방향설정에 맞춰 최근 미국 맥킨지사에 컨설팅을 의뢰, 이를 토대로 현재 29개인 계열사를 오는 98년까지 19개로 통합하고 단순지분의 매각, 비수익성 사업의 정리 등 강도높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와함께 내년말까지 5천7백억원의 자금을 확보해 정밀화학, 유통, 레저사업을 새로 진출한다는 계획도 마련하고 있다. 해태그룹은 비식품분야로의 다각화에 그룹의 미래를 걸고 있다. 해태는 오는 2000년 매출목표 10조원 가운데 비식품분야에서 7조1천억원을 잡고 있을 정도. 이를 위해 해태는 이미 인켈과 나우정밀을 합병, 전자·정보통신 사업에 진출했고 앞으로는 정보통신 서비스, 금융, 제약 및 생명공학사업과 영화·에니메이션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도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지난 5월 삼성그룹에서 벗어나 독자그룹을 선언한 제일제당은 미국 드림웍스사와 제휴, 영상사업에 진출한데 이어 종합건설과 엔지니어링, 부동산 개발, 해외레저사업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또 정보통신사업을 21세기 주력사업으로 선정하고 최근 부가가치 통신망(VAN)과 멀티미디어사업에도 발길을 내딛고 있다. 이같은 다각화를 추진하는 제일제당의 목표는 오는 2010년 그룹매출 28조원으로 10대그룹 진입이다. 미원그룹은 조미료시장의 퇴조에 대응해 유화사업에 이어 제약 및 생명공학, 정보통신, 유통분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미원은 이미 제약분야에서는 발효기술을 응용한 스트렙토키나제를 개발했고, 최근에는 삼풍백화점 부지를 인수, 백화점, 할인점등 유통분야의 진출기반을 마련했다. 정보통신과 유통분야를 강화하고 있는 진로그룹은 내년에 정보통신연구소를 설립▣해외 통신사업에 참여하고 광케이블을 생산하는 새로운 주력사업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다. 진로는 특히 세계화에 총력을 쏟고 있다. 캄보디아 농업개발 등 메콩강 유역개발과 함께 일본, 러시아▣프랑스등에 한식요리점을 열 계획이다. 이밖에 최근 그룹화를 선언한 동원그룹은 수산물가공 중심에서 정보통신과 물류분야로 진출할 예정이며, 동양제과는 만화영화와 케이블TV, 패밀리레스토랑사업, 농심은 광고 및 물류분야, 삼양식품은 레저, 관광분야, 풀무원은 화장품 및 생활용품, 대한제당은 환경.물류분야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식품업계의 이같은 변신의지는 식품사업이 90년을 기점으로 포화상태에 이른데다 물류비증가 등으로 경쟁력이 약화된데 따른 자구책으로 분석되고 있다.<민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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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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