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백화점사은행사 수입품일색

식기·가방·가전등 외제품이 절반 넘어최근 대형 백화점들의 판촉경쟁이 가열되면서 고가의 수입명품을 비롯한 외국제품을 대거 사은품 및 경품으로 내놓아 비난을 사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와 현대 신세계 등 빅 3 백화점들은 이 달 들어 일제히 창립 기념일을 내세워 열흘간의 일정으로 다양한 사은행사나 경품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치열한 판촉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 백화점이 내건 사은품에는 영국이나 프랑스로부터 직수입한 식기세트를 비롯 ▲일제 전기 오븐 ▲중국산 여행가방 ▲중국산 CD 플레이어 등 외국 수입제품 일색이어서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특히 일부에서는 파격적인 경품행사를 진행하면서 루이뷔통 핸드백, 구찌 시계, 불가리 목걸이 등 값비싼 수입명품만을 골라 500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경품을 나눠주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현재 대형 백화점들은 구매 금액에 따라 10여 가지의 사은품을 내걸고 사은행사를 진행 중인데 점포에 따라 많게는 수입품이 80%를 차지하는 등 외국산 비중이 전체 사은품의 절반수준을 크게 웃돌고 있다. 이 중 구매금액이 큰 고객에게 제공되는 사은품은 대체로 유럽산 제품이 많은 편이며 중국산 제품은 비교적 단가가 낮은 편.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백화점의 사은품을 들 여다 보면 해외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에 밀려 고전하는 국산품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고 밝혔다. 심지어 일부 백화점은 그룹 계열사를 통해 국내로 들여온 수입품까지 자사의 사은품으로 버젓이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백화점 사은품이 제조업체 입장에선 손쉽게 자사 제품을 홍보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업계에선 제대로 시장에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일수록 백화점의 사은품이나 경품에 채택되면 매출이 크게 늘어난다는 게 정설로 알려져 있다. 유통 전문가들은 "백화점들은 과거에도 수입 자동차가 국내 시장을 제대로 파고들지 못할 때 고가 수입차를 경품으로 내걸었다"면서 "우리 고유의 지역 명품이나 유망중소기업의 제품을 발굴해 널리 홍보해주는 게 훨씬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중견 백화점들도 대형 백화점의 대규모 사은행사로 고객을 빼앗기는 바람에 울상을 짓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형사들이 판촉행사 자제를 약속하고도 번번히 이를 지키지 않는다"면서 "차라리 제품가격을 깎아주거나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근본적인 방향 전환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정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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