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창 홍콩 행정수반이 29일 "홍콩이 내년 중반께 더블딥(경기 소폭반등 이후 재하강)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베이징을 방문중인 창 행정수반은 이날 한 연설회에서 "나는 (홍콩의) 경기 회복과정이 계속 순탄하지 만은 않을 것을 마음속으로 준비하고 있다. 나는 (경제전망에 대해) 약간 비관적이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그의 이날 발언은 홍콩이 아직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장담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으로 분석된다. 홍콩은 지난 2ㆍ4분기에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5%(전분기 대비)를 기록, 5분기 만에 경기침체에서 벗어났고 3ㆍ4분기에도 0.4%의 성장을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여전히 불확실한 글로벌 경기회복 추세가 대외 의존도가 높은 홍콩경제의 발목을 잡는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창 행정수반은 이와 관련, 정부가 더블딥 위험에 대비해 미리 대책을 마련해놓았다고 밝혔다. 그는 "약 5,000억홍콩달러(약 645억달러) 규모의 정부재정을 준비했다"며 "홍콩은 유사시에 대처할 충분한 자금과 능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홍콩이 참여하는 1,200억달러 규모의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가 내년 3월에 출범하는 것도 언급했다. CMI는 '아세안+3'(한국ㆍ중국ㆍ일본)의 역내 상호 자금지원체계다.
창 행정수반은 또한 이 자리에서 "미국의 제로금리 정책으로 인해 신흥시장으로 자본이 마구 흘러들어 자산거품을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