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좋은 코스요? 플레이 후 기억에 남아야죠

■ 조 파서브 세계 100대 골프코스 선정위원장<br>지형 높낮이·페어웨이의 바위 등 한국 골프장 잘 배치돼 즐거움 줘


"좋은 골프코스요? 플레이 후 기억에 남아야죠."

'세계 골프코스의 순위를 정하는 남자' 조 파서브(50ㆍ사진)가 던진 선정 기준이다.


그는 세계 골프장 업계가 2년마다 주목하는 남자다. 현직 변호사인 그는 미국 골프매거진이 격년으로 선정하는 세계 100대 코스의 패널 위원장을 지난 2005년부터 맡고 있으며 골프매거진에 골프 여행 기사를 제공하는 전문기자이기도 하다.

최근 한국을 찾은 파서브가 '한국 10대 코스' 선정위원(패널)들을 만나 골프코스 평가에 관한 기준과 한국 골프코스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골프매거진의 한국판인 서울경제 골프매거진은 2년마다 한국 10대 코스를 선정하고 있으며 그의 이번 방한은 한국 유일의 100대 코스 선정위원인 김운용 나인브릿지 골프장 대표와 서울경제 골프매거진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파서브는 미국 49개주는 물론 5대륙 25개국에 걸쳐 1,500곳에 가까운 골프코스에서 플레이를 해본 골프광이다. 74타부터 101타 사이의 모든 스코어를 기록했고 알래스카의 한 골프장에서는 순록을 쓰러뜨린 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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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00대 골프코스 선정에 대한 의미를 설명했다. "처남은 '골프코스는 아이스크림 같은 것'이라는데 그 말에 동의합니다. 맛에 대한 각자의 취향이 다르다는 거죠. 선정위원들의 평가가 쉽지는 않지만 평가를 통해 더 발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좋은 골프코스는 어떤 것일까. 그는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기억성을 꼽았다. "플레이하면서 어떤 홀이 어렵거나 무난하다고 느끼는 것, 그렇게 기억에 남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패널리스트들에게 평가를 위한 규칙을 주지 않는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선정위원들이 각자 여러 나라의 훌륭한 코스를 경험하고 남는 기억을 서로 공유하고 추천한다. 이로써 공감과 인정을 받는 평가가 이뤄진다는 것. 열정과 생동감이 있는지, 코스가 주변과 자연친화적으로 자리 잡았는지도 중시하는 기준이다.

"몇 년간 한국의 새로운 골프코스를 여행하며 관심 있게 봐왔는데 매우 다양하고 흥미로웠다"고 평가한 그는 "지형의 높낮이, 페어웨이의 바위와 워터해저드 등이 잘 배치돼 플레이에 즐거움을 준다"고 말했다. 최근 지난해 9월 개장한 강원 춘천의 휘슬링락 골프장을 돌아봤다는 그는 "코스와 클럽하우스ㆍ서비스 등이 모두 완벽하기는 어려운데 잘 어우러져 놀라웠다"면서 "신설 골프장의 경우 지속적인 관리와 리노베이션을 거치면서 제대로 평가받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어릴 때부터 다양한 골프장을 경험하겠다는 꿈을 키웠다"는 그는 "세계 여러 곳을 다니면서 골프를 통해 많은 사람을 만나고 교류하는 것은 매우 행복한 일"이라며 활짝 웃었다. "내게 골프코스는 사탕가게 같다. 단 것을 보면 물리칠 수 없는 만큼 새로운 코스를 볼 때면 희열을 느끼게 된다"는 그는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평가를 위해 플레이해야 하는 점은 아쉽다"고 골프광으로서의 비애도 털어놨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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