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연일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10년 이상 지속됐던 유럽의 중앙은행들의 금 매도세가 중단된 것으로 밝혀져 금 가격 상승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 금매각상한협정 (CBGAㆍthe Central Bank Gold Agreement)에 가입된 유럽 중앙은행들의 금 매도량이 지난 1년간 6.2톤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이는 CBGA 협정이 발효된 1999년 이후 최저치다. 또 금 매각이 절정에 달했던 지난 2004~2005년의 497톤에 비해 96%나 감소한 수치다. CBGA는 유로존의 중앙은행과 스위스, 스웨덴 중앙은행이 금 매각 상한선을 약속한 협정이다. 이렇게 유럽 중앙은행들이 금 매각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은 금융위기와 재정적자 위기를 거치면서 금에 대한 가치를 재평가했기 때문이다. 1990년대와 2000년대에 유럽 중앙은행들은 국채 대량 발행으로 인한 재정적자 해소를 위해 유동성이 부족한 금을 내다 팔았다. 그러나 지금은 금의 안정성에 주목하면서 금을 팔기보다는 보유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바클레이스캐피털의 조나단 스펠 귀금속판매부장은 "투자자들의 심리가 확실히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 동안 유럽 중앙은행의 꾸준한 금 매도로 안정세를 유지해왔던 금값은 매각중단 여파로 다시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4일에는 금값이 장중 온스당 1,300달러를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곧 발효될 새 CBGA 협정체제에서도 대부분의 유럽 중앙은행들은 금을 매각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웨덴, 슬로바키아, 아일랜드, 슬로베니아 중앙은행들은 아예 금을 팔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