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주간 월가동향] "다국적기업 실적 부진 계속될까" 촉각

[주간 월가동향] "다국적기업 실적 부진 계속될까" 촉각9월은 전통적으로 월가의 투자자들에게 반가운 달이 아니다. 9월이면 주가가 하락하는게 전통(?)처럼 되어버렸고 이번에도 예외없이 이 전통이 지켜질 것같은 상황이다. 지난주 뉴욕 증시는 고유가와 기업실적 부진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렸다. 여기에 유로화가 사상 최저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다국적기업들의 실적부진을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우울한 소식까지 첨가됐다. 특히 지난주 하락국면속에서도 거래량은 계속 늘어나고 있어 월가 투자자들의 신경을 바짝 곤두서게 만들고 있다. 하강국면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징표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지난주(11~15일) 동향=지난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규모가 기대에 못미치면서 유가 상승행진이 계속됨에 따라 정유주들은 강세를 보였지만 나머지 주식들은 고유가 부담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여기에 유로화의 약세로 인해 유럽에서의 매출비중이 큰기업들의 경우 환율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란 우려가 확산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일부 기업이 부진한 실적을 예고하면서 월가 분위기를 더욱 썰렁하게 만들었다. 지난주 다우지수는 2.6% 하락했다. 연초대비로는 5%하락한 상태. 나스닥지수는 3.6%나 하락했다. 이달들어서만 8.8%나 주저앉았다. 8월의 상승분을 거의 까먹은 셈이다. 연초대비로도 다시 5.8%나 떨어졌다. 지난주 여러 기업이 실적부진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뉴욕증시를 거꾸러뜨렸다. 월요일에는 골드만삭스가 IBM이란 거인의 실적부진을 경고하더니 수요일에는 세계 2위의 PC부품업체 SCI시스템즈가 실적부진을 예고해 휴렛팩커드 등 컴퓨터업계와 인텔 등 반도체업계를 강타했다. 그나마 체이스맨하탄은행과 JP모건은행의 합병으로 금융주가 M&A(인수합병)붐을 타고 상승세를 나타냈고, 유가상승에 힘입어 정유주가 강세를 보인 정도였다. 정유주의 급등세는 증시 하락의 전조(前兆)라며 침울해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지난주 후반에 생산자물가와 소매판매실적, 소비자물가 등이 경기둔화 및 물가안정세를 뚜렷하게 보여줬지만 이들 지표는 주가 상승에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기업실적 둔화라는 경기둔화의 이면(裏面)이 더 주목을 받은데다 고유가가 물가지표의 의미를 바래게 만들었던 탓이다. ◇이번주(18~22일) 전망=이번주에는 이렇다 할 경제지표도 나오지 않는다. 화요일의 8월중 건축허가, 주택신축물량, 수요일의 국제수지,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베이지북 정도에 불과하다. 요즘 월가 투자자들은 경제지표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도 않는다. 오히려 이번주에도 뉴욕 투자자들은 기업실적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기업실적 조사 전문기관인 퍼스트콜은 3.4분기 기업수익증가율이 17.3%(S&P 500대기업)로 99년 2.4분기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4.4분기에는 16%로 더 낮아질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기업실적 부진이 계속될 경우 자칫 연말의 상승세도 기대하기 힘들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뉴욕=이세정특파원 BOBLEE@SED.CO.KR입력시간 2000/09/18 11:14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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