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지자체 자유무역지역 건설비용 분담금 "너무 많다" 반발

정부 당초 신청때보다 비율 대폭상향 요구<br>"출혈경쟁 조장"지적속 지정취지 반감 우려

국내 첨단ㆍ수출산업 육성을 위한 ‘자유무역지역’ 지정 사업이 과다한 지방자치단체 건설 분담금 문제로 해당 지자체들의 반발에 직면하는 등 논란을 빚고 있다. 정부는 최근 자유무역지역 지정 1차 심사를 통과한 지역을 대상으로 타당성 조사에 나서면서 지자체 분담비율을 당초 신청 때보다 대폭 높일 것을 요구해 가뜩이나 재정난에 허덕이는 지자체들의 과당 출혈경쟁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전국을 동북아 무역허브로 키운다는 자유무역지역 지정 사업이 지자체들에 대한 과도한 건설비용 전가로 인해 ‘뜨거운 감자’로 전락할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3일 각 지자체들에 따르면 산업자원부는 최근 자유무역지역 신규 지정을 신청했던 전국 9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1차 예비심사를 벌여 울산광역시와 경남 마산, 전북 김제, 전남 율촌 등 4곳을 우선심사대상지역으로 선정했다. 산자부는 이달부터 내년 6월 말까지 현장실사를 포함한 예비 타당성 조사를 실시, 최종 후보지 2곳을 확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번에 지정되는 자유무역지역의 경우 신설된 ‘지자체 분담금’ 조항에 발목이 잡혀 당초 지정취지가 크게 반감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05년까지 군산과 대불ㆍ동해시 등 6곳을 자유무역지역으로 지정하면서 건설비용 전액을 국비로 지원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 자유무역지역 신규 지정을 앞두고 지난해 관련법을 개정, 전체 건설비용 중 25% 이상을 지자체가 부담하도록 바꿨다. 이 때문에 해당 지자체마다 전체 조성 사업비 중 최소 500억원에서 최대 1,100억원대에 달하는 재정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실정이다. 더욱이 1차 예비심사를 통과한 4개 지자체에서는 분담비율을 올려서라도 최종 지정을 받으려는 출혈경쟁이 예상돼 심각한 후유증도 우려되고 있다. 1차 예비심사에서 30%의 지자체 분담비율로 신청했던 울산광역시는 산자부로부터 지자체 분담비율을 45% 이상으로 올려달라는 방침을 전달받고 크게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울산 자유무역지역 건설은 추정 사업비만 2,400억원대에 달하고 있으나 정부 요구대로라면 울산시가 부담해야 할 사업비는 무려 1,100억원대로 늘어나게 된다. 울산시는 오는 2009년 울산국립대 개교에 따른 건축비 부담금 1,000억원 등 주요 현안 사업에 소요될 재정부담이 눈덩이처럼 산적해 있는 상태여서 이번 자유무역지역 지정을 위한 추가 재정부담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경남 마산시도 1차 심사에서 35%의 지자체 분담비율로 통과했으나 경쟁지역인 울산시와 마찬가지로 지자체 분담비율을 대폭 상향해달라는 산자부의 요구를 받고 대책마련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각각 25%의 지자체 분담비율을 책정한 율촌과 김제시도 전국 최하위의 재정자립도에도 불구, 자유무역지역 지정을 위해 평균 500억원대에 달하는 재정부담이 불가피해진데다 또다시 지자체 분담비율 상향 여부를 둘러싸고 경쟁지역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실정이다. 산자부 측은 이와 관련, “자유무역지역 추가 지정에 따른 막대한 재원을 정부가 전액 부담하기에는 현재의 정부 재정여건상 어렵다”며 “각 지역의 재정등급을 기준, 1등급인 울산과 마산의 경우 상대적으로 분담률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는 입장이다. 울산시의 한 관계자는 “울산의 재정자립도가 타 지역보다 높다는 이유로 지자체 분담률을 대폭 올려달라는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낙후지역 발전과 성공 가능성 등을 감안한 당초 목적대로 타당성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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