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인터넷 라이프] 윤웅기 전자거래법학회 고문 인터뷰

『한마디로 현행법 체계와 그 해석이 사이버 공간 고유의 속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사법연수원 전자거래법 학회의 창립 멤버이자 「법률정보 솔(WWW.SOL-LAW.NET)」 인터넷법 코너의 공동 운영자인 윤웅기씨는 최근의 도메인 분쟁에 대해 이렇게 분석했다. 『샤넬 사건을 실정법에 따라 해석하면 이번 판결은 큰 무리가 없지만 앞으로 유사한 사건이 계속 발생할 때마다 과연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할지는 의문입니다.』 그는 사이버 공간의 여러 권리 관계를 해석하는 데는 현실세계와 다른 잣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가 말하는「다른 잣대」란 무엇인가. 『사이버 세계와 물리적 세계가 다를 수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하는 법 해석의 유연함』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현실 세계에서는 샤넬이라는 간판을 보고 찾아가지만 사이버 공간에서는 검색엔진, 각종 링크 사이트, 배너광고 등을 통해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단지 도메인 이름만 가지고 방문하는 확률이 낮은 만큼 네티즌들이 혼동을 일으킬 확률 또한 낮아진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과연「CHANEL.CO.KR」이 프랑스 샤넬사와 혼동을 일으키느냐 여부였기 때문에 「혼동할 확률」에 대한 판단은 그만큼 민감한 문제다. 『이번 판결이 샤넬사에 도메인을 넘겨주라는 의미는 결코 아닙니다. 다만 샤넬사와 혼동될 우려가 있으므로 폐쇄하라는 것이었지요. 샤넬 사이트를 책방에서 인수해 사용한다면 문제는 또 달라질 수 있다는 겁니다.』 그의 주장이 언뜻 도메인 투기꾼을 옹호하는 것으로 비치기도 한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남이 애써 일군 소중한 브랜드 가치에 무임승차하려는 발상은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마찬가지로 현실세계의 자본과 권력이 사이버 세계의 새로운 질서를 독점하는 것 또한 견제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이진우기자MALLIA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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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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